피자헛 국가별 피자가격 차이…환율, 물가, 임대료 등 국가별 환경요인 분석결과 '관계 없음'

[컨슈머와이드-김정태 기자] 본지가 지난 22일에 보도한 기사 ‘피자헛, 8개 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비싸’와 관련해 피자헛 측이 해명했던 내용은 실제 근거 있는 주장이 아니었음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앞서, 피자헛 관계자는 한국에서 피자가격이 유독 비싼 이유와 관련해 “나라별로 원재료 값이나, 임대료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며 “각 환경이 다른 만큼 피자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될 수 없다”고 해명한바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수준(1인당 GDP)별 8개 국가를 선정하여 피자헛 측이 주정한 환경요인을 비교분석해봤다. 비교분석은 ▲환율 ▲물가 ▲임대료 등 3개 요인에 중점을 뒀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위의 세 요인은 피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1>을 보면 알 수 있듯 우리나라의 피자가격은 2만3900원으로써 8개 국가 중 가장 비싸다. 경제수준을 감안한다면 ▲미국 ▲영국 ▲홍콩 등에 대해 체감상 더욱 비싸게 느껴진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피자헛 법인은 미국본사에게 로열티를 납부하고 있다. 이를 가격차이가 나는 원인으로 보려고 해도, 한국 피자헛이 미국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3%인 것을 감안한다면 9천564원의 피자 가격차는 과한 수치다.
실제 2006년 피자헛 한국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천646억원의 매출(가맹점 제외)과 109억원의 로열티를 미국본사에 지불했다. 이를 계산해보면, 2만3900원짜리 피자 한 판당 지불 980원 꼴로 로열티를 지불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가맹점 매출이 더해지면 피자 한 판당 로열티는 더욱 낮아지게 된다. 이는 피자가격에 로열티가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자료2>에서는 각국의 빅맥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빅맥지수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년 발표하는 물가지수다. 일물일가 원칙에 입각하여 각국의 물가와 화폐가치를 비교하여, 국가별 실질구매력(PPP)을 비교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를 보면 한국의 물가는 8개국 중 물가가 5번째로 높음을 알 수 있다. 경제수준과 물가, 화폐가치 등의 조건이 가장 비슷한 그리스와 비교해 보아도 한국의 슈퍼슈프림 피자가격은 5천420원이나 비싸다.
홍콩이나 대만의 경우 빅맥지수가 유독 낮은데, 이는 실제 물가가 현저히 낮다고 보기보다는 환율 등 기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빅맥지수가 낮게 나타났다고 보는게 옳다. 이는 두 나라의 화폐가치(달러화 대비 저평가-고평가 수준)가 유달리 낮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료3>은 국가별 평균 임대료 자료이다. 피자가격과 임대료의 두 그래프의 모양만 보아도 서로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개국 중 우리나라의 임대료는 높은 순으로 6번째로써, 결코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임대료가 가장 높은 영국과는 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만약 피자가격에 임대료가 영향을 미쳤다면, 한국의 슈퍼슈프림 피자 가격은 폴란드 보다 조금 높은 가격으로 결정이 됐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분석에서 볼 수 있듯 피자헛의 국가별 가격차이는 ▲물가 ▲임대료 등 환경적인 요인에서 근거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국가별 피자가격 차에 대한 피자헛 측의 해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기사와 관련해 한 소비자는 “피자헛 피자가격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높은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다”면서 “만약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면 피자헛이 폭리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자헛이 우리나라 소비자를 우습게 봐 우롱하고 있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