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국민이 처한 위기를 결코 먼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 사진 : 미국 NBC 방송 동영상 캡쳐

[컨슈머와이드-Patrick Jun] 서부 아프리카에 발병하여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있고, 급기야 시에라리온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게까지 한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에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대처가 본질적인 국가관과 국민관에 대한 다른 모습과 이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있어 주목해 보고자 한다.

"정부가 급속하게 퍼지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차단을 위해 아프리카 지역을 왕래하는 우리 국민과 관광객들의 출입국을 통제할지를 놓고 고심중이다"라고 국내 언론들이 전했다. 아주경제는 오늘자 기사에, "4일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료약이 없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국내유입을 차단 대책은 아프리카 지역과 우리나라를 출입국하는 우리국민이나 관광객을 통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부터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을 고심해 왔다고 밝히면서도 정부는 여전히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인듯 하다. 결국 정부의 최후의 선택은 다수의 안전을 위해 감염된, 아니 감염되었을수도 있는 소수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 미국 NBC 방송 동영상 캡쳐

닥터 켄트 브랜틀리는 라이베리아에서 의료 선교활동을 하던 미국인 의료 선교사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치료하다가 결국 본인도 감염되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의료시설이 갖춰진 특별기를 현지로 보내어 의료진과 함께 켄트 브랜틀리 박사를 미국으로 실어 왔고, 지금은 애틀란타 소재 에모리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미국만의 특별한 의료 대안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민의 보호를 끝까지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국민들의 반응 역시 완전히 다르다. 덕성여대에서 열릴 국제 행사에 아프리카에서 참석하는 대표들의 입국을 허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결국 발병 3개국의 참가자들의 참가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여론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아프리카라고 하면 덮어 놓고 막아서려고 하는 극단적인 이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 : 미국 NBC 방송 동영상 캡쳐

그러나 미국의 국민들은 타국에서 인도적인 의술활동으로 선교를 하다 감염된 켄트 브랜틀리 박사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가 공수되어 입국하는 장면을 언론들이 중계할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이 컸으며, 그의 쾌유를 비는 기도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기도 덕분인지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치료 시작 후 호전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치료법이 따로 없는 바이러스를 상대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원인균과의 접촉 자체를 통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완전히 공감하고 동의한다. 그것을 위해 가급적 국민들의 발병국 방문을 통제하고 방문객을 철저하게 검사하여 관리하는 것 역시 마땅한 처사라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미 감염된 국민이 있다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입국 자체를 허락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은 그가 바른 치료를 받고 가족 곁에서 죽을 수 있는 기본적인 인권조차 부정하는 처사이다. 우리나라가 그러한 사람의 입국을 거부한다면 그는 과연 어떤 다른 나라에서 받아주고 치료를 위해 노력할 것인가?

국민이 행복한 순간이 아니라 위기에 처했을 때, 위험 가운데 있을 때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국가일 것이다. 나의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 어떤 국민이 국가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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