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10일 오전 10시 30분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에서 백화점 면세점 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이하 백화점면세점 판매노조)가 악화되는 고용불안과 인력난, 모성보호제도 시행에 따른 현장의 과중 노동문제를 알리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해 5월 “진짜 사용자 로레알TR(면세)이 노동조건 저하없는 고용승계 책임져라”라는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의 아름다운 삶은 모두 엿 바꿔 처먹었습니까”라는 사이다 발언을 했던 하인주 백화점면세점 판매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이번 결연대회에서도 “아무것도 못 하는 당신들은 도대체 그 자리에 왜 앉아 있는 겁니까”라며 사이다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현장에 모인 270여 명의 조합원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하인주 수석부위원장은 “우리 현장은 지금 산업 변화라는 미명 아래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브랜드가 없어지고, 매장이 없어지고 있는데 현장의 노동자는 과로로 갈려 나가고 있다”면서 “사측은 모두가 담합해서 다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고만 한다. 대책은 입도 열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아무것도 못 하는 당신들은 도대체 그 자리에 왜 앉아 있는 거냐”고 목소리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호황기에는 엄청난 이익으로 당신들의 배를 불렸던 것은 우리들의 등골 빠진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렇게 경기가 좀 어렵다고 그냥 비용 절감하듯이 정리해 버리면 되는 것”이냐면서 “산업이 축소되고, 면세점들은 문을 닫고, 백화점들은 매장을 뺍니다. 회사들도 덩달아 생산성 운운하며 매장 철수를 정당화하고 줄을 세우고 있다. 철수라는 무기로 마구잡이 구조 조정을 당하고 있는데, 아무도 책임 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장 철수를 빌미로 인원이 많이 남게 된다며 인원이 빠져도 채워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모두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점심도 못 먹고, 쉬지도 못하고, 혼자 두세 사람 몫의 일을 감당하며 버티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인원이 남아돈다고 하니, 도대체 남아도는 인력은 어디에 모아 놨냐”고 2차 사이다 발언을 했다. 280여 명이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하인주 수석부위원장은 모성보호법의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 현장의 노동자는 98%가 여성이다. 모성보호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임신·출산 휴가, 육아기 단축, 임신 기간 단축근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공백의 시간은 분명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견뎌 내고 있다는 것을 회사는 알고 있다. 힘들다고 힘들다고 인원 충원을 요구하니, 생산성이 낮아 불가하다고 합니다.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것이 글로벌 기업들의 민낯”이라면서 “대한민국 모성보호법은 세계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다. 출산 장려 일환으로 여성 노동자를 지킨다고 만든 법이 또 다른 여성 노동자들에게 노동 과부하를 만들고 있다. 각 회사들은 정부 눈치 보며 법을 지키기 급급한데, 함께 일하는 우리는 왜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힘겨운 노동을 이어가야 합니까? 이따위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법 테두리 안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고됨을 외면하며 등골 빼먹고 이익만을 쫓는 기업도, 법을 만든 정부도 이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외쳤다.

이날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과제 123가지 중 95번으로 '일, 가정, 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를 목표로 내놓았다. 일·가정·행복한 삶이 공존하겠다는 그 목표에는 98%의 여성 조직인 우리 현장은 없다는 것”이라면서 “개인의 삶이 무너지는 노동 환경과 하루하루를 고용 불안 속에서 살아야 하고, 이 모든 고통의 중심에는 원청들이 있다는 것을 세상천지에 알릴 것이다. 모성보호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인지, 쓰러져 가는 여성 노동자를 어떻게 제대로 지켜낼 것인지, 그 답을 정부에 묻고,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지 않는 삶을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