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SK텔레콤(이하 SKT)의 유심 교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유심 교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입자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식 유심 교체가 시작한 지 21일이 지났지만 교체는 고사하고 언제쯤 교체를 받을 수 있는지 안내조차 없다 보니 첫날 예약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이 SKT 이탈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하지만 SKT는 이 같은 불만을 적극 해결하는데 미온적이다. 현명한 통신 가치소비가 중요해지는 시기다.
21일 SKT 데일리 브리핑에 따르면, SKT의 유심교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10만 명 내외에 머물렀던 유심교체자가 19일 33만 명, 20일 35만 명으로 큰 폭을 증가했다. 이에 따르면 누적 유심 교체자는 287만 명이 됐다. 현재 잔여 예약 가입자는 601만 명으로 전날인 19일 633만 명보다 32만 명 감소했다.
그런데 유심 교체 예약 가입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유심 교체 예약을 했지만 몇 번째 인지, 언제 유심 교체를 받는지에 대한 안내가 아예 없다 보니 유심 교체 순서에 대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가입자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제보자 A(50대, 남성, 서울)씨는 “유심 교체 첫날 예약을 했다. 이른 아침에 했다. 그런데 예약 순번 안내가 지금까지 없다. 동네 음식점에 가서 예약을 하면 요즘은 예약번호를 안내해 주고, 예약 대기자가 줄어들 때마다 알려준다”라면서 “그런데 SKT는 21일이 지나도록 딱 한 번 8일 안내 문자를 보내왔다. 그 안내 문자에는 예약 번호, 예약 순번 등의 내용은 없었다. 공정하게 유심 교체가 되는지 의문이다”고 불만을 표했다.
제보자 B(40대, 여성, 서울)씨는 “요즘 SKT 관련 기사를 보면 유심 교체가 원할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첫날 예약했는데 아직도 유심을 교체하라는 안내가 없다”라면서 “예약 순번이나 유심 교체 대기자 수를 알면 좋겠지만 깜깜 무소식이다. 이건 아닌 것 같다. 20년을 넘는 장기 가입자이지만 이번에 번호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제보자 C(40대, 주부, 서울)씨는 “유심 교체 첫날 대리점에 방문했더니 이 대리점에서 개통한 가입자만 유심을 교체해 준다는 안내문을 봤다. 첫날 예약을 했지만 아직도 교체를 받지 못했다”라면서 “대리점에서 예약 순서대로 공정하게 유심을 교체해 주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자도 주변에 SKT 가입자를 대상으로 취재해 보니 이 같은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의 공통된 불만은 예약 순번 미고지다. 최근 음식점 등에서 키오스크로 예약을 하면 스마트폰으로 예약 번호와 함께 순번이 안내된다. 대기자 감소에 따른 순번도 안내해 준다. 그런데 SKT는 예약자들에게 기다리라는 안내만 그것도 지난 8일 한번 하고 말았다.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 D대리점 관계자는 컨슈머와이드의 취재에서 “공식 유심 교체 시작 전에 많은 고객이 유심 교체를 예약했다”라면서 “잘 아시다시피 초반에 유심 재고가 부족했다. 그리고 우선 그 고객에 대한 유심 교체를 진행하다보니 공식 유심 교체 예약자들의 순번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의 몇몇 대리점도 이와 비슷한 답변을 했다. 공식 유심 교체 예약을 시작하기 전에 유심 교체를 하려는 고객들 즉 가입자들이 대리점에 몰려 일명 쪽지 예약을 했고, 현재 유심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선해서 쪽지 예약자들의 유심을 교체해 주다보니 공식 예약자들이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공식 유심 교체를 시작하기 전에 예약 접수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 따라서 SKT는 유심 교체에서도 미흡함을 여지없이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SKT는 “최근 유심 공급이 늘어나 유심 교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면서 “조만간 유심 예약과 상관없이 원하는 대리점에서 바로 유심 교체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고객의 불만은 시간이 지나 유심 교체가 원활해지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니 현재는 방관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만도 가입자 이탈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분위기다. 해킹 초기 3만 명까지 치솟았던 가입자 이탈 속도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SKT의 안전 관련 서비스를 쏟아내는 상황에서도 현재 가입자 1만 명대가 이탈을 선택하고 있다. 관건은 6월 말 나올 위약금 면제 여부 결과다. 위약금 면제 결정이 나면 이 같은 불만을 가진 가입자들의 이탈이 가시화·가속화 될 것으로 추정된다. 과연 현재의 SKT의 안일한 고객 대응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