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6명의 시놀 소모임 모임원들과 함께 6박 7일간 남파랑길 1,470km 종주를 완주했습니다. 무릎 관절이 나빠지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같은 목표를 자닌 또래들을 만나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인연을 찾는 것이 처음에는 용기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안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에 용기를 내어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5070을 위한 커뮤니티&액티비티 앱 '시놀' 회원들의 후기다.
시놀은 시니어 놀이터의 줄임말이다. 5070세대를 겨냥한 액티브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을 개발하는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쉽게 설명하면 50대 이상 세대들의 모임과 이성 만남을 위한 앱이다. 지난 2022년 3월 현대백화점 그룹 ChangeX 스타트업 선정으로 시작된 시놀은 같은 해 11월 시놀 앱 론칭, 다음 해인 2023년 3월 시놀 법인 설립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고 같은 해 5월 유료화를 했는데 1년 만에 누적 회원 수 3만 명을 넘어섰다. 시놀 안에는 전국 600여 개의 다양한 취미·여가 모임이 개설돼 시니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시놀의 창업자는 김민지 대표다. 김 대표는 전남외국어고교 졸업 후 영국 런던의 로열홀로웨이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학업을 마치고 201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 이후로 꽤 오랫동안 금융맨으로 살아왔다. 금융업계 종사자가 시니어 놀이터를 만들었다는 것이 의아했다. 시놀의 창업 배경이 궁금지는 대목이다. 해서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시놀 사옥에서 김민지 대표를 만나 시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놀은 50대 이상 중장년 세대의 인생 2막을 바꿉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민지 대표는 활짝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저는 5070 액티브 라이프를 위한 액티브 시니어 소셜 플랫폼 시니어 놀이터(시놀)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지입니다” 라며 본지와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 시놀은 두가지 서비스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은퇴 후 함께 여가나 취미 활동을 함께 할 사람을 찾는 모임 커뮤니티 서비스가 있구요. 두 번째는 사별이나 이혼을 겪은 분들에게 새로운 인생 2막의 반쪽을 찾아드리는 이성 친구를 찾는 서비스입니다" 라고 빠르게 시놀 서비스를 소개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마자 소개하는 모습에 얼마만큼 시놀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지 느껴져 기자도 절로 미소지어 졌다.

열정적인 김 대표에게 시놀의 창업계기를 물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은퇴 컨설팅 퇴직연금 부서에서 일했던 것이 시놀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잘 됐던 것은 아니고 처음엔 다른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의 잔을 마셨다. 두 번째 도전이 시놀이다.
김 대표는 "저는 미래에셋증권, PWC나 피치 레이팅스라는 신용평가사 같이 쭉 파이낸스 커리어로 살았어요. 미래에셋증권에서 근무하던 부서가 은퇴 컨설팅 퇴직연금 부서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보다 20년 정도 더 고령화가 빨리 온 일본의 사례를 계속 공부하게 됐고, 우리나라에도 일본과 같은 시니어 비즈니스가 열리는 시대가 오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면서 " 그러다가 코로나 때 딱 이런 생각이 몸에 와 닿는 거예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고령자인 분들은 자연스럽게 외부 활동도 다 멈추게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노인분들은 그 쓸모를 다했다' 는 식으로 사회적으로 치부되는 모습을 보고 100세 시대 120세 시대라고 하는데 이분들이 이런 취급을 받기에는 너무 젊고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나 경험들도 너무 대단한데... 그래서 이것을 좀 끌어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어요"라고 시놀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 사실 이게 두 번째 창업인데요. 첫 번째 창업을 하면서 되게 뼈 아픈 기억인데 마케팅하지 않으면 저희 서비스가 있다는 거를 알아서 검색해 이용해 주시지 않거든요. 그래서 제가 마케팅이 필요 없는 서비스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해외 사례들을 쭉 훑어 보다 보니까 우리나라에 '시니어 데이팅' 서비스가 아직 안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 왜 안 들어왔을까 알아보는데 아직은 우리 사회에 유교 문화가 남아 있기도 하고 약간 개방적이지 않다 보니까 들어오면 망할 것 같아서 아무도 시도를 안 했다는 것을 듣게 됐어요”라면서 “그런데 코로나 시점을 기점으로 해서 갑자기 황혼이혼(결혼 후 오랜 세월을 함께 살다가 나이가 들어 하는 이혼)도 급격히 증가하고, 졸혼(결혼 생활을 졸업한다는 뜻)도 막 드라마에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이걸 오픈해도 되는 시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데이팅을 저의 첫 서비스로 런칭하게 됐어요. 그랬더니 나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싱글분들이 검색해가지고 다 들어와서 가입하시더라구요. 진짜 마케팅 없이도 되어라구요"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말하는 시놀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90대 어르신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꼽았다.
김 대표는 “시놀은 앱이기 때문에 이런 앱을 설치하고 이용하실 수 있어야지 저희 서비스를 퍼뜨릴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좀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이용하기 쉽게 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한 화면 안에 여러 개의 버튼이 있고 기능들이 있어 봤자 어차피 못 쓰시거든요. 지금 90대인 분들도 들어오세요. 그래서 그분들이 오셔도 헤매지 않도록 최대한 쉽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 그게 저희 시놀의 강점인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사실 시니어에게 앱 이용은 쉽지 않다. 디지털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놀 앱 이용에 대한 시니어들의 상담도 많을 수밖에 없다. 시놀은 주로 전화 상담이 주를 이룬다.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실시간 상담도 운영 중이지만 많지는 않다. 만약 전화 상담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는 찾아가서 해결한다. 이것이 시놀의 시니어 디지털 격차 해소 방법이다.
김 대표는 “시놀 앱 이용자 중 딸 가진 분들은 진짜 (앱을)잘 다루세요. 그런데 자녀가 없거나 아니면 아들만 있다 그러면 앱 상에서 간단히 가능한 결제 같은 경우에도 전화로 결제하시기도 하고 무통장 입금 번호를 받으시면 ATM기까지 가시더라고요”라면서 “CS(상담)가 들어오면은 '지금 보이는 화면에서 제일 왼쪽 아래 보시면은 마크가 있는데 그걸 누르셔서 앱을 끄셔야 된다' 이렇게 설명을 하는데요. 진짜 못 알아 들으시는 분들이 간혹 계셔요. 그러면은 '혹시 지역이 어디세요?' 하고 그냥 직접 가서 그냥 알려드리는 게 훨씬 빨라요. 1시간 동안 통화를 해도 그 앱을 끄는 방법을 모르셔서 힘들어 하셨던 분들도 직접 가서 한 번만 알려드리면 그 다음부터는 되게 손쉽게 이용하시거든요”라고 말했다.

시놀 서비스 중 하나는 데이트 서비스다. 국내에는 없던 중년 이상의 데이트 앱이다보니 중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중년들의 인생 하반기가 바뀌고 있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이성 친구를 찾는 그 데이팅 서비스가 국내에 없었다 보니까 시놀을 오픈을 했을 때 고객의 반응 정도가 컸었어요. 그래서 되게 많은 분들이 유입이 됐어요. 초반에 한 열분 가까이가 실제로 커플이 되셔서 저희한테 스토리를 들려주셨다”면서 “ 한 분은 어제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9개월 동안 한 번도 안 싸우고 만나고 있다며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그러한 사연을 보면 감동적이고, 이분들의 인생 하반기를 바꿨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약간 뿌듯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시놀은 시니어의 사회적 고립감, 외로움 등의 해소 창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시놀에는 모임 서비스와 단짝 서비스가 있다. 모임만 600여 개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김 대표는 “전국의 600여 개 모임 중 친목 모임이 정말 한 6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외롭고 대화할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카페 모임, 밥집 모임 이런 데 더 많이 참여를 하시더라고요. 이런 모임은 시니어분들의 외로움,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시켜 드리는 것 같다.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났을 때 누군가랑 실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작은 것만 저희가 해결을 해 드려도 이분들이 훨씬 삶을 활력 있게 사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시놀은 시니어 세대의 가치소비도 선도할 것

김 대표는 시놀을 통한 시니어들의 가치소비를 선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지금 모임을 통해서 저희가 가치소비 트렌드를 좀 만들어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 시니어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면 여행, 취미 활동 그리고 세 번째가 봉사 활동이 가장 많아요. 그래서 저희 모임 속에서도 이런 봉사하는 모임들이 많이 생겨나게 좀 더 좀 적극적으로 권유를 하고 있고요. 간단하게 그냥 둘레길 걷기에 더해 플로깅까지 하고 밥집을 가서도 일회용품은 좀 줄이거나 메뉴도 더 친환경적인 것을 선택해 먹는다든지 이런 것부터 저희가 캠페인 같은 걸로 추진할 계획이에요”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김 대표는 "시니어 분들이 많은 데 비해 시니어 분들을 위한 서비스들은 되게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잘 되어 있는 젊은 층을 위한 모임 커뮤니티나 데이팅 프로그램이나 이런 것들을 시니어 세대 대상으로 하나씩 전부 시프트 시키고 싶어요. 그래서 이분들도 젊은 층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다 누리실 수 있게 계속 소개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