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차앤박 피부과 뺀 계약 '약 또는 독' VS LG생활건강, 계약서 명시 '문제 없다' 일축

▲LG생활건강의 CNP 코스메틱스 인수를 놓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LG생활건강의 CNP 코스메틱스(이하 CNP화장품) 인수를 놓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인수에서 차앤박 피부과가 빠진 것이 화근이 됐다. 일각에서 CNP 화장품의 핵심은 차앤박 피부과인데 인수에서 빠져 껍데기만 인수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제2의 더페이스샵 인수 건이 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상태다.

CNP화장품은 차앤박 피부과에서 만든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탔던 브랜드다. 이동원 , 차미경 원장 등 국내 손꼽히는 차앤박 피부과 소속 전문의들이 화장품을 만들었던 점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됐었다. 때문에 차앤박 피부과와 CNP화장품은 떨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런데 이번 인수합병에서 차앤박 피부과가 빠졌다.

이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우려다. 인수합병 계약 시 차앤박 피부과에 대한 안전고리가 마련됐는지에 따라 약 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차앤박 피부과가 CNP 화장품에서 손을 때고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경우 시장에서 CNP화장품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코스메슈티컬 시장 특성상 더더욱 그렇다. 더페이스샵 인수건으로 봉변을 당했던 때와는 아예 차원이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인수건으로 이 같은 일을 경험한 바 있다. 더페이스샵을 LG생활건강에 판매한 정운호 당시 대표이사는 바로 네이처리퍼블릭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재진출해 지금도 더페이스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차앤박화장품의 14%등 낮은 지분율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고 있다. 인수합병 계약 당시  차앤박 피부과에 대한 결속 및 협력 강화 등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차앤박화장품이 단일 대표체제가 아닌 이동원, 차미경 공동대표이사 체제이기 때문에 이 지분율을 1 대 1로 나눌 경우 각각 7%밖에 되지 않아 결속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후 우호관계가 지속될 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인수조건 이행이 다소 늦어지거나 달라진 경우 등 각종 변수로 인해 양사의 관계가 소홀해지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G생활건강과 차앤박피부과와 결속 및 협력강화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차앤박 피부과가 CNP화장품에서 발을 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이번 인수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LG생활건강은 우려는 우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CNP화장품 인수합병 계약 당시 계약서에 차앤박 피부과와의 결속 및 우호관계 강화 부분이 포함됐다며 일각에서 내놓고 있는 낭설은 그저 낭설이 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CNP화장품 인수에 고용승계도 포함돼 내부 직원의 동요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밖에서의 우려에 대한 시각을 접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지난 22일 차앤박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씨앤피 코스메틱스(CNP Cosmetics)의 지분 86%를 54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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