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력 확보 불구 시장성 확보안돼 생산 포기

▲ 국산 전동칫솔이 없는 이유는 국내 브랜드들이 포기했기 때문이다

[컨슈머와이드 – 전휴성 기자] 음식문화, 치아구조 등을 고려한 국산 전동칫솔을 개발·보급해야 할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포기하고 있다. 외산에 밀려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유통 중인 전동칫솔은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외국 소비자들에 맞춰서 개발된 제품들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에 맞게 고안된 전동칫솔 개발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칫솔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200억 원 규모다. 이중 전동칫솔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1,000억 원인 일반칫솔에 비하면 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치아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의 확산과 함께 3만~4만원 때의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 쏟아지면서 국내 전동칫솔의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정작 국산 제품은 전무한 상태다.

현재 국내 전동칫솔 시장은 P&G의 오랄비와 필립스가 90% 넘게 장악하고 있다. 이는 1,200억 원 규모의 치약시장에서 LG생활건강 페리오, 애경 2080,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등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전체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해 우리 기업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과는 정반대다.

문제는 전동칫솔의 경우 국산이 전무하다 보니 국내 음식문화, 생활습관 등이 고려된 제품이 아닌 글로벌 구강구조에 맞춰 개발된 외산의 제품을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전동칫솔을 사용해야 할 경우 자신에 맞는 칫솔모, 전동코스 등을 고려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지만 정작 외산브랜드들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진 칫솔모, 전동코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칫솔 사업 관계자는 시장의 포기가 큰 이유라고 대답했다. 그는 “LG생활의 경우 계열사인 LG전자와 손잡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전동칫솔을 제조·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며 “그러나 국내 시장이 협소하고 해외시장의 경우 P&G와 필립스가 독보적인 존재라 진출도 어려워 아예 시장 자체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LG생활건강 뿐만 아니라 타 국내 경쟁사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전동칫솔은 지금과 같이 외산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소비자들이 전동칫솔보다는 일반칫솔을 더 선호한다”며 “전동칫솔은 일반 칫솔질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고안된 장치다. 손쉽게 양치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가의 초기 비용 등을 고려해 보면 아직까지는 일반칫솔이 대세다. 때문에 본사에서 개발을 포기한 것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외국산에 한국인 전용 전동칫솔이 없는 이유는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의 구강건강을 외국에 의존해야 되겠냐, 대기업은 기업은 바로 앞의 나무만 보지 말고 넓은 시각으로 숲도 함께 봐야 한다. 칫솔 시장에 이어 치약까지 외국산에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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