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서 삶의 해답을 배우라

[컨슈머와이드-Patrick Jun]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영화 '명량'을 봤다. 아이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리 예매해 두었다가 주일 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한뒤 보았는데 정말 빈자리가 거의 없이 꽉 차서 그 인기를 실감하겠더라는...
영화, 소문대로 잘 만들었네. 아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한 인물과 그의 삶의 의미인 '忠'에 집중하도록 로맨스고 코믹한 요소고 모두 걷어내 버린 과감한 감독의 의지가 돋보이고, 그 관록어린 표정에서 모든 것을 진솔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장중함으로 그려내는 배우 최민식의 살아있는 표정연기 때문에 한시도 지루함을 느낄새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뒤 강하게 남은 여운이 있었다. '지금 이 나라의 모습이 바로 이순신이 살던 시대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는 것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져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수의 국민적 신망과 인기에 두려움을 느낀 임금과 중신들은 그를 잡아들여 죄인을 만들어 죽이려고까지 하였다.
결국 이순신을 다시 살린 이는 관백. 일본의 지도자였죠. 일본이 조선을 다시 침공해오지 않았다면 이순신은 아마도 옥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 다시 전장으로 백의종군해 와서도 그토록 자기를 대접한 나라와 임금을 원망하지 않고, 변함없는 신념으로 나라를 지키는 일에 전부를 건다.
억울함 가득한 아들의 "아버님은 왜 싸우려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의리때문이다."라고 말하고,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쫒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고 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왜 그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수로서의 인정을 넘어 온 국민의 영웅으로서 대접받았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전쟁에 이긴 장수는 역사에 많이 있지만, 백성을 향한 충을 지켜내는 의리를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내고 용서하고 견뎌내어 그 백성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고, 충과 의리를 구한 이는 적기 때문일 것이다.
"극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를 낼수만 있다면 그것은 몇배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이순신이 "어떻게 해야 그 극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느냐?"는 아들의 질문에 "내가 죽어야겠지..."라고 답하는 이순신. 영화 속에서 그는 지금 이 시대 이 나라에 필요한 국가의 리더의 자격과 모습에 대해 분명한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리더라면 마땅히 스스로를 죽여 모두에게 극한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불어 넣어주어야 하리라.
불의를 보고 분노하지 못하는 우리들, 분노하더라도 그 소리가 내 집 담장을 넘어서지 못하고, 동료들이 먼저 외치다 잡혀가고 뭇매를 맞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는 비겁하기 그지 없는 우리들의 모습에 그는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목숨에 기대지 마라. 살고자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
삶에 연연하는 우리들, 그리고 개인의 유익과 영달에 전부를 거는 우리들에게 그의 분명하고도 선명한 외침이 외쳐지고, 심장을 울려대는 것을 느낀다.
12척의 배로 330척의 적선을 맞아 승리로 이끈 명량대첩의 승리에는 영웅 이순신의 모든 것을 건 희생 외에도 그의 신념에 동참한 무수히 많은 이름없는 이들의 피값이 함께 했다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 결코 값을 지불함없이 내것이 되는 것이 없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반드시 역사는 피를 통해서 변화를 이룬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나의 피를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있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