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7월 6일 백화점면세점판매노동조합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컨슈머와이드  DB
지난 2023년 7월 6일 백화점면세점판매노동조합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로레알의 간판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오는 11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매장을 철수한다. 또한 로레알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비오템은 지방 백화점의 매장들을 정리 중이다. 지난 7일에는 아르마니 뷰티가 롯데 부산점에서 철수했다. 반대로 로레알은 쿠팡 알럭스, 뷰티 컬리 등 이커머스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최근 산업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유통 채널 변경에 로레알도 편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백화점 내 매장이 없어질수록 판매 노동자의 일자리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현재 로레알은 법 준수 속에서 매장 철수 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종국에는 줄어드는 매장 노동자의 고용 문제가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현명한 해답을 찾아야 할 때다.

12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의 간판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매장을 철수한다. 시기는 오는 11월로 알려졌다. 매장 철수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백화점 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좋지 않은 상황인 데다 특히 로레알이 경우 전년 대비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보니 매출 실적이 좋지 않은 매장들을 정리하는 상황이다. 비오템의 경우 최근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창원점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하반기에도 일부 화장품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매장을 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레알이 올리브영 등 H&B 플랫폼과 쿠팡, 뷰티컬리 등과 같은 이커머스 등으로 탈 백화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화장품 브랜드 입장에서 백화점은 높은 판매 수수료, 매장 근로자 임금, 임대료 등이 필요하지만 올리브영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하면 올리브영 매장 직원들이 알아서 뷰티 소비자들을 대응하고 판매해 준다. 올리브영 온라인몰, 쿠팡 알럭스, 뷰티컬리 등 이커머스에 입점하면 판매 수수료만 내면 알아서 배송까지 해준다. 배송도 퀵 배송부터, 당일배송까지 뷰티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보내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화점이 뷰티 매장이 화장품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 로레알은 올리브영의 경우 랑콤, 비오템, 라로슈포제, 키엘, 어반디케이, 로레알파리 등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했다. 쿠팡에서는 알럭스에 랑콤, 키엘, 메종마르지엘라, 어반디케이가 입점한 상태다. 비오템, 라로슈포제는 쿠팡이 로켓배송 제품으로 판매 중이다. 뷰티컬리의 경우 아르마니 뷰티, 랑콤, 비오템, 라로슈포제. 키엘이 임점해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케라스타즈가 새롭게 입점했다. 따라서 로레알 입장에서는 굳이 매출이 역성장하고 있는 백화점 매장 운영을 고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백화점 매장 근로자들이다. 매장을 철수하면 판매 근로자들은 같은 백화점 로레알의 다른 화장품 브랜드에 충원 인력이 필요한 경우 그곳으로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지만 충원 인력이 없는 경우 다른 지역 동일 화장품 매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로레알의 경우 롯데백화점 전주점에서 비오템 매장이 철수하면서 이곳에서 근무하던 판매 근로자들은 롯데백화점 광주점 비오템 매장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롯데 창원점에서도 로레알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철수해 이곳의 근로자가 부산점으로 근무지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로레알은 판매 근로자들과 충분한 합의 하에 근무지 변경을 진행했다. 전주점에서 광주점으로 이동한 근로자에게는 교통비(고속버스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이렇듯 법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으로 인사이동을 했음에도 한 판매 근로자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으로는 이같은 고용불안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야 이동할 백화점 매장이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가속화 될수록 매장이 사라지게 될 것이고, 결국 백화점 판매 근로자의 일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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