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숙 한국창조과학회 본부장 (이학박사/물리학)
 오경숙 한국창조과학회 본부장 (이학박사/물리학)

[컨슈머와이드-오경숙 한국창조과학회본부장] 성경의 창세기 1장28절에는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며 "생육하고 땅에 충만하며,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려라"고 말씀하셨다고 나온다. 인간은 스스로 이 명령을 지키기에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인간은 살만한 환경과 조건이 갖춰져야 그나마 생육하고 충만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 세상을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로 창조하지 않으시고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창조하셨다. 그분은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이시다(성경 이사야 45장18절). 세상을 다스리려면 먼저 정복해야 한다. 땅을 정복하라는 말씀은 땅을 취하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무언가를 정복한다는 것은 잘 알아내라는 의미도 있겠다. 잘 알아야 잘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즉 세상이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관찰하고 알아내야 삶을 이롭게 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무언가를 무(無)에서 창조할 수 없고, 세상의 법칙을 만들 수도 없다. 다만 인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원리를 관찰하고 알아낼 뿐이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의 규칙과 원리를 알아내어 삶에 활용할 뿐이다. 그리고 세상의 원리를 알아가며 하나님의 섭리와 우리를 향한 사랑과 배려를 더욱 알 수 있게 된다. 

◆ 과학 그리고 과학혁명

세상의 원리를 잘 담아 낸 것으로는 과학을 꼽을 수 있다. 과학은 세상에 숨겨진 원리와 규칙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은 물질세계에 대해 다루는 학문으로서 자연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지식 체계이다(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12, ㈜씨마스: 서울. 2019).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는 분이 하나님이라면, 과학은 창조의 질서와 규칙일 것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힘의 원리를 알아내며, 과학이 급성장하고 삶에 영향을 미친 사건이 과학혁명이다. 중력과 만유인력 등 힘에 대해 처음 발견하고 정의한 뉴턴의 고전역학으로 시작하여 전자기장에 이르는 힘까지 관찰한 패러데이와 맥스웰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과학의 대전환이 일어났다(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23, ㈜씨마스: 서울, 2019).

16세기에 시작된 과학혁명은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이후, 1687년에 뉴턴이 중력과 운동법칙을 정리하여 발표한 약 150년 동안 유럽의 과학계에서 일어난 변화를 말한다(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56, ㈜씨마스: 서울.,2019). 과학혁명의 영향은 과학에 국한되지 않고 유럽 사회의 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이 모든 과학혁명의 주역이 대부분 하나님의 창조를 믿었던 신실한 기독교인이었으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발견하고자 힘썼던 이들이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세상과 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자 신학자에게 묻다가 중세에는 철학자에 물었고, 현대에는 과학자에게 묻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과학의 역할이나 위상이 높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과학이 모든 것의 시작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학의 의미와 한계를 안다면 과학을 통해 모든 것의 시작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이다.

한편 무신론 입장의 과학자들은 원자에서 시작해서 단세포와 복잡한 생명체에서 점점 진화하여 내가(인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몇몇 학자들은 인류 진화에 이어 문화와 기술이 발달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는 그들의 생각을 덧붙여 빅 히스토리 (Big history)로 설명한다. 어쩌다가 과학자가 존재에 대한 답을 내놓게 되었고, 또 많은 사람이 신뢰하며 믿게 되었을까?

◆ 과학의 구분과 창조·진화 논쟁사 서막

과학은 관찰과 실험 가능성에 따라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즉, 관찰과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원리를 알아낼 수 있는 실험과학의 영역이 있으며, 실험으로 재현하거나 증명할 수는 없지만 관찰한 것을 기반으로 과학적 추론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해 가는 이론과학의 영역이 있다. 천체 물리학의 경우, 직접 만지며 실험할 수는 없지만, 우주나 천체를 관찰하여 그 힘과 원리를 분석할 수 있다. 그래서 천제 물리학의 경우 이론 물리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찰도 실험도 불가능한, 과거에 일어난 자연의 현상에 대해 추론하는 영역인 역사과학 혹은 기원과학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영역이다. 이 영역은 현재를 통해 과거의 상황을 관찰할 수 없으므로 현재를 관찰함으로써 과거에 대해 추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과학으로 그 신뢰도와 권위는 다른 두 영역의 과학에 비해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기원과학은 특히 연구자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의존하여 해석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의 시작에 대해 논하는 창조론이나 진화론이 이 영역에 해당한다. 둘 다 관찰과 실험으로 증명할 수 없는 믿음의 영역인 셈이다. 이 두 믿음의 충돌의 과학사의 전반에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헬 헬먼의 「과학사의 흐름을 바꾼 열 가지 이야기; 과학사 대논쟁 10가지」에서 반 이상이 창조와 진화에 대한 논쟁을 담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충호 역 <과학사 대논쟁 10가지>, 핼 헬먼 저 (1999), 도서출판 가람기획:서울, 2019).

과학사 속 창조와 진화 논쟁사는 과학의 본격적인 발전을 제공한 16세기의 과학혁명의 배경에서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12세기 무렵 유럽에 대학이 등장하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지식이 체계적으로 교육되고 전승되기 시작했다 (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50, ㈜씨마스: 서울, 2019).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과학이 지배적으로 교육되었다. 13세기 이후 토마스 아퀴나스를 중심으로 스콜라 철학이 주를 이루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에 전통적인 기독교 세계관을 접목시켜 스콜라 철학을 발전시켰다 (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51, ㈜씨마스: 서울, 2019). 14세기 무렵에는 유럽을 강타한 기근과 흑사병으로 수많은 인명을 잃으며 신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싹트기 시작한다. 한편 뛰어난 학자들까지 잃으며 대학의 지원까지 받지 못해 교육체계가 무너지기도 했다 (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51, ㈜씨마스: 서울, 2019). 또한 중세 교회가 면죄부 판매 등으로 타락하며, 신에 대한 원망에 이어 교회에 대한 불신으로 커져갔다. 결국 신 중심의 사고에서 인간중심의 사고로의 전환이 일어난 인본주의 운동이 일어났고, 문화로는 르네상스로 나타났다.

한편 교회 내부에서는 1517년 루터를 시작으로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정인경 외 <고등학교 과학사> p. 59, ㈜씨마스: 서울, 2019). 르네상스 시대에 발달한 항해술을 통해 콜럼버스와 같은 모험가는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기도 했다. 독일의 구텐베르크는 납 활자를 만들어 활판 인쇄를 시작했는데, 1450년부터 50여 년간 2천만 권의 책이 출판되었으며, 이 책들은 유럽 전역으로 르네상스 문명을 확산시켰다. 종교개혁이 퍼져나갈 수 있었던 데에도 인쇄술이 한몫했을 것이다.

 

- 다음화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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