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까지 서늘하게 하는 잘 생긴 악역의 눈빛

 

[컨슈머와이드-전진성 기자] 배우 '강동원'에 대한 존재감에 대해 크게 인정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는 연기보다는 그저 잘생긴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자들은 대부분 좋아하지 않지만 여성들이 극단적으로 좋아하는 얼굴 덕분에 주연자리 지키고 있는, 그래서 자주 보여주면 식상할까봐 극히 신비적인 마케팅으로 근근이 맥을 이어가는 배우 쯤으로 여겼다.

나름 인기배우에게 무슨 그런 혹독한 평가냐고 벌써 반발하는 여성 독자들의 거센 야유가 벌써 들리는듯 하지만, 적어도 필자에겐 그렇게 인식된 배우였음이 사실이다.

딱히 강동원이 주연으로 나온 드라마나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고,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 가운데 대박이 났던 것이 있기는 했었나 싶을 정도로...

'원빈'이라는 배우와 서로 잘난 얼굴로 경쟁하던 배우. 그러나 연기는 원빈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가벼운,그래서 진지한 캐릭터보다는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 연기하는 배우. 그런데 영화 '군도'에서 그는 그간의 모든 평가에 뒤끝있는 반전을 제공하고 있다. 그것도 이전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그래서 보는 내내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악연 연기는 정말 관객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고, 미움을 한 몸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같은 악역연기에는 잘생긴 외모가 꼭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사실 너무 잘생긴 악역이라면 관객들은 자기도 모르게 악역 편을 들고 지지하는 아주 황당한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도'에서 악역을 연기한 강동원의 연기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완전 발군의 연기였다. 잘 생긴, 그러나 그 속까지 비열하고 차가운 냉혈한. 자신의 목표를 위해 생명을 죽이고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어떠한 죄책감보다는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합리화하는 그런 악역의 연기는 그의 눈빛연기로 시작되었다.

눈빛이 차갑고, 섬뜩한 악역 연기 정말 오랫만에 만났고, 그것이 강동원일 것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하거나 상상해 본 적이 없기에 그의 눈빛이 꽂히는 영화 전반에서 소름끼치는 느낌을 받았다.

강동원의 연기는 명품배우들로 병풍을 친 '군도' 출연진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그만의 독특한 영역과 아우라를 내고 있었고, 아니 그 연기 잘한다는 하정우나 이성민, 조진웅, 이경영에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빨아 댕기는 마력까지 보여주었다.

아쉬운 것이라면 그런 대단한 명품배우들의 연기들로 중무장을 하고 화려한 액션으로 대단한 볼거리들을 제공하면서도 스토리의 개연성과 구성의 부족함으로 감동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아주 대단한 명작이 될 뻔했으나 아쉽게도 그저 흥행에 이름을 올린 정도로 전락했지만, 그래도 '배우 강동원의 재발견'이란는 값진 열매를 남겼다고 평가하고, 그래서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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