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키스, 스태이플러, 찍개, 어떤게 맞는 표현?

 

[컨슈머와이드-차기역 기자] 회사원 A씨는 직장동료에게 호치키스를 달라고 말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찍개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외래어를 사용했냐는 것이다. 평생 호치키스라고 말해왔던 A씨는 직장동료의 질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버스, 컴퓨터 피아노 등도 다 사용하는데 호치키스가 틀린 표현이라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국어원에 문의했다.

최근 외래어를 사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학교에서는 순 우리말만 사용해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는 반면 국립국어원에서는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호치키스다. 순 우리말로는 찍개다. 외국에서 들어온 호치키스는 스테이플러로도 불린다. 이 장치는 철사 침을 사용하여 서류 따위를 철하는 도구다.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제품을 우리는 호치키스, 스테이플러라고 불러왔다. 간혹 호치케스, 스템플러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이 표현은 잘못된 표현으로 사용하면 안된다.

벤자민 호치키스는 미국 코네티컷주(州) 워터타운 출생으로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때 프랑스 정부의 의뢰를 받아 르피르식 연발기관포(連發機關砲)를 1869년에 개량하였던 미국의 무기 발명가이자 제조가였다. 전쟁이 끝난 후부터 소총공장을 건설하여 기관포의 연구 및 개발에 몰두하였으며. 이후 호치키스는 대규모의 무기 제조사업을 벌이면서 여러 가지 기관총과 기관포를 대량으로 제작하였다.

무기제조 전문이던 그가 개발한 서류를 철하기 위해서 철사 침을 사용하는 기구에 발명가의 이름을 붙였고, 처음 출시된 제품에 그 제품의 이름을 명기했다. 이를 수입해서 사용한 일본과 한국 등지에서는 이 제품을 제품명을 따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이후 모든 유사제품의 대명사가 되었다. 

위의 내용은 정설로 인정되고 있었다. 하지만 호치키스의 회사 창업자는 조지 호치키스이다. 벤자민 호치키스는 호치키스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다만 호치키스가 일본과 한국등지에서 판매되면서 유사제품의 대명사로 호치키스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미국의 상표명에서 나온 말이다.”라고 설명 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무조건 찍개라고 표현하게끔 교육하고 있다는 점이다. 순수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외래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A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은 “일부 학생들도 호치키스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찍개라고 고쳐주고 있다”며 “우리말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국립국어원의 생각은 다르다. 외래어는 외국의 국어이기 때문에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호치키스 같은 경우 국내에 없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버스, 피아노 등이다. 이미 국민 대부분이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데 굳이 이를 순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대신 기사 등 공적인 자리 또는 문서에는 순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국립국어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호치키스, 스테이플러는 국립국어원에서는 외래어로 인정한다”며 “일상생활시 호치키스, 스테이플러를 사용해도 된다. 다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반드시 (종이)찍개란 표현을 사용해야한다” 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