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11배 비싼 전기요금 폭탄 피하는 법

[컨슈머와이드-전진성 기자] 올해 더위는 예년에 비해 한달 이상 먼저 찾아 온 듯 하다. 이미 한여름의 날씨를 방불케 하는 더위와 늦은 밤까지도 더위가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컨슈머와이드에서 올 여름 가장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함으로써 전기세 폭탄을 피하면서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종합 정리해 보았다.

먼저 에어컨의 사용과 전기요금에 대한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알고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 현재 내가 사용 중인 에어컨이 사용 환경에 적합한 지에 대해 확인해 보고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바른 사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에어컨의 에너지 효율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에너지 소비효율’이란?

에너지 소비효율은 효율, 혹은 사용량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누어 표기한다. 1등급 제품은 5등급 제품에 비해 약 40% 가량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 효율은 되도록 높은 제품이 좋다. 하지만, 에어컨은 형식에 따라 소비 효율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벽걸이형 에어컨의 경우 소비효율 등급이 낮은 제품이 많다. 반면, 투인원 에어컨은 등급이 높은데, 이는 실외기 컴프레서 크기의 차이 때문이다.

투인원은 두 개의 콤프레서를 사용하지만, 벽걸이형 에어컨은 크기가 작은 만큼 하나의 콤프레서를 사용한다. 투인원 에어컨쪽이 실외기를 선택적으로 켜고 끌 수 있는 만큼, 효율이 높은 것이다. 에어컨 구입시에는 무조건 소비효율을 따지는 것보다 용도와 냉방 공간에 따른 모델을 선택하고, 에어컨 자체의 소비전력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정격냉방능력’이란?

정격냉방능력은 얼마나 넓은 공간을 냉방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3.3평방미터(1평)을 냉방하는데 필요한 냉방 능력은 약 400Kcal/h다. 일반 거실 크기인 14평 가량을 냉방하려면 약 5,600Kcal/h가 필요한 셈이다.

냉방능력이 W 단위로 표기된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1KW가 860Kcal/h에 해당한다. 예제로 든 에어컨은 6000W 냉방 능력을 지녔으니, 6000 x 0.86 = 5160Kcal/h과 같다. 따라서, 이 에어컨은 15평 가량(400Kcal/h x 13평 = 6,000Kcal/h)의 공간을 냉방할 수 있다. 5~6평 가량의 방에 사용하는 벽걸이 에어컨은 대부분 2000W 가량의 냉방능력을 지녔다.

'월간 소비전력량'이란?

예제 이미지를 보면 ‘월간 소비전력량 : 270.6kwh’라는 부분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사용하는 시간을 7.2시간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달간 사용한 소비 전력을 나타낸 것이다. 즉, 월간 소비전력량은 에어컨의 소비 전력에 하루 사용 평균 시간인 7.2와 한 달인 30을 곱한 것이다. 따라서, 이 에어컨의 소비 전력을 자세히 구해보면 월간 소비전력 270.6 / 사용 시간 216 = 1.252wh가 된다.

소비 전력을 구하고 나면, 대략적인 월간 전기 사용량을 가늠해볼 수 있다. 소비 전력에 사용 시간과 일수를 곱하면 된다. 예를 들어, 하루 4시간씩 30일 내내 이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1.252 x 4 x 30 = 150.242wh가 되는 것이다. 이를 한전 홈페이지 전기요금 계산기를 통해 계산해 보면 일반 주택 저전력 기준으로 15,090원이 나온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전기 요금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기 요금은 에어컨뿐만 아니라 다른 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합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 총 사용량에 따라 6단계 누진제가 적용된다. 누진제에 따른 전기요금표 역시 한전 관련 페이지에서 검색해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어컨 소비 전력에 따라 전기 요금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어렵다. 다른 전자 제품의 소비 전력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기 요금을 조금이라도 절약하려면, 우선 용도에 알맞은 냉방 능력을 가진 제품 가운데 전력 소비 효율이 좋은 에어컨을 구입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어컨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에어컨 골라야 하나?

사용할 공간에 적합하고 알맞은 에어컨을 선택하는 것은 용량에 관한 비교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절전 기술이 채택된 제품을 고르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효율을 비교하여 높은 등급의 제품을 골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모든 제조사들 역시 최대 절전 효과를 위한 각종 신기술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규 등록된 스탠드형 에어컨 70% 이상이 에너지 소비효율등급 1등급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신제품에 인버터 방식을 채택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등급 비중이 80% 이상, 오텍 캐리어 역시 50%를 넘어섰다. 이는 에어컨 시장에 있어 절대 화두는 이제 절전 소비효율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전력 효율이 가장 우수한 1등급 제품은 인버터 방식의 에어컨을 다수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다. 각각 1등급 비중이  88.4%와 81.8%에 달했다.

인터버 에어컨이란 기존의 정속형 에어컨과는 달리 압축기와 실외기를 실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해 주는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으로 기존 정속형에 비해 50% 정도의 절전 효과를 실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인버터 에어컨은 가격이 다소 비싸 초기 비용은 높아도 계절형 상품으로 수명이 긴데다 누진세를 감안한다면 경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른 에언컨 사용 방법

아무리 효율 높은 에어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무거운 전기 요금은 피할 수 없다. 같은 성능의 에어컨을 구입하더라도 사용하는 습관에 따라 전기 요금은 차이가 난다. 에어컨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아무리 덥더라도 바깥과의 온도 차이는 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온도 차이가 크면 에어컨 동작이 길어지는 만큼 요금이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실내 온도를 1℃ 내리는데 전력 소모는 7% 가량 늘어난다. 게다가, 심한 온도 차이는 냉방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내에 들어오자마자 에어컨을 최대 출력으로 틀기보다는, 온도를 천천히 낮춰가는 것이 좋다.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면 그만큼 실외기 동작이 커져 전력 소모가 늘어난다. 에어컨을 자주 껐다 켜는 것도 좋지 않다. 기기 특성상 처음 가동시킬 때 발생되는 전력 소모가 많다. 따라서 적정 온도까지 에어컨을 가동시킨 후 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에어컨 실외기 앞 장애물을 치워주는 것만으로도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장애물이 있으면 냉매가 제대로 식지 않기 때문이다. 실외기 냉매를 식히기 위해 햇볕이 내리쬐는 곳이 아닌 그늘 쪽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기에, 실외기를 자주 청소해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해 주면 된다.

다음은 에어컨 냉매 확인과 보충이다. 에어컨 냉매가 30% 부족할 시 에어컨의 효율은 연 평균 월간 소비전력량만큼의 차이가 나게 된다. 즉 한달치 사용 전기세만큼을 더 내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어컨 냉매는 에어컨의 본격적인 사용 이전에 먼저 확인해서 부족한 것을 충전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에어컨 필터의 청소 역시 절전 사용에 도움이 된다. 에어컨 필터의 주기적인 청소와 관리만으로도 3-5%의 효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어린 소나무 두그루가 일년간 소비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는 환경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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