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국내 비건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에 컨슈머와이드는 국내 대표 비건 전문가들을 통해 비건 시장 동향과 전망, 발전방향 등을 진단한다. 비건 전문가는 정식품의 한재흠 연구원, 월간비건의 이향재 편집인, 사단법인 유기농 문화센터의 강성미 원장이다. 기사는 지난 17일 충북 괴산군 비건 in () 괴산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푸드테크 포럼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기사 순서는 비건 전문가 소개 순서다.

사단법인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 원장은 윤리적 밥상, 기후급식 선택권 그리고 식단전환 교육을 위한 초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요리수업 채택 등을 비건 발전 과제로 지목했다./ 사진: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25년째 유기농 및 비건 전문가인 사단법인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 원장은 윤리적 밥상, 기후급식 선택권 그리고 식단전환 교육을 위한 초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요리수업 채택 등을 비건 발전 과제로 지목했다.


기후 급식선택권


강 원장은 채식급식 선택권은 채소만 먹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지구의 환경까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탄소중립에 필요한 급식이 바로 기후급식이다. 기후급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급식은 채식급식에 환경 보호까지 확대한 의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점차 채식 급식 선택권을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2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비건 학생들이 학교급식 채식 선택권 보장을 위해 급식체계 개선 의견을 낸 뒤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교육에서 채식급식 선택권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육식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입맛을 개선해 육식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이고, 고기를 먹지 않는 학생들의 채식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서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학교 76곳에 그린 급식바를 설치하는 등 채식급식 선택권 보장에 나섰다. 인천·충남·충북·대구·울산·제주교육청 등도 채식 급식에 나서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급식정책 참여를 통한 자율 선택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단체 급식이 이뤄지는 군대, 교도소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교육 분야의 경우 모든 학교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전국 67개 학교에서만 채식 급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재 전국의 초등학교는 6120개교, 중학교는 3223개교 고등학교는 2367개교다. 전국의 초··고 학생 중 채식을 하는 학생들은 아직도 채식급식 선택권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 미국 등 서양에서는 채식선택권을 의무로 보장하는 추세다. 최근 이연복 쉐프가 한식 급식을 만드는 '한국인의 식판' 영국 옥스퍼드 대학편에서는 학생들이 일반식단 과 채식 식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방송됐다. 영국은 채식에 대한 인식이 높은 나라다.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에서는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의 채식주의자 시장 규모는 2030년에 552천억 원을 넘어설 전망되는데, 이는 영국 자동차시장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포르투갈은 공용매점 및 식당이 의무적으로 채식 메뉴를 제공한다. 프랑스는 최근 시범적으로 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주 1회 채식 메뉴를 제공한다. 미국 뉴욕시는 2030년까지 소고기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육가공품을 퇴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요구해야만 보장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아닌 의무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사단법인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 원장/ 사진: 전휴성 기자

 


식단전환 교육 필요...초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요리수업 채택돼야


교육 현장에서 채식급식 선택권만큼 중요하고 선행돼야 하는 것이 바로 식단전환 교육이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그 해결책으로 채식이 중요함을 학생들에게 교육해 스스로 채식을 선택하게끔 하자는 것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육류 소비가 기후위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꼽는다. 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1 이상을 차지한다. 이중 80%가 축산업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56~86배에 이르는 메탄의 30~37%는 축산업에서 나온다. 축산업으로 열대우림도 사라지고 있다.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7~16의 사료가 필요하다. 육류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료 생산을 위한 경작기 개간으로 현재 열대우림 17%가 소실됐다. 육식에서 채식으로 식단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네덜란드 환경평가원(PBL)2008년 전 세계가 고기를 덜 먹는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2050년까지 예상되는 기후 비용의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리적 소비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2021년 기준 고기로 포장되기 위해 국내에서만 한 해 10억 마리가 넘는 동물이 도살되고 있다. 축산업계는 최소비용 최대 생산을 위해 생명체로서의 욕구와 습성을 무시하고 동물을 좁은 공간에 대규모로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을 도입했다. 배터리 케이지에서 마리당 A4용지 면적에서 날개조차 펼치지 못하고 달걀만 낳는 산란계, 1.26공간인 스톨 안에 도축될 때까지 누어서 살아가는 돼지 등의 공장식 축산이 알려지면서 동물복지 문제가 대두됐고, 현재는 동물복지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동물복지가 확대된다고 해도 집단 사육은 바뀌지 않는다. 집단사육의 문제점은 바로 과도한 항생제 사용이다. 축산업에서는 집단 사육하는 가축들이 병에 걸리지 말라고 항생제를 과도하게 투여한다. 이 항생제는 결국 인간에게 전달된다. 결국 필요할 때 항생제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강 원장은 학생들에게 먹거리와 건강, 환경과의 연관관계를 알려야 한다면서 그 방법 중 하나가 요리수업이다. 요리 재료를 소재로 윤리적 소비와 환경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식주의자냐, 비거니즘이냐를 떠나서 제반적인 교육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초등학교에 요리수업이 정규 과목으로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 원장/ 사진: 전휴성 기자

 


탄소중립을 위한 유기농 비건


환경을 위한 진정한 비건은 유기농이어야 한다. 비거니즘이 확산하면서 무조건 채식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채식을 하려는 이유가 환경과 연관됐다면 반드시 유기농 채소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이유는 유기농 채소가 탄소중립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일반적인 채소 재배에 비료와 농약이 사용된다. 하지만 비료와 농약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게 되면 농지에 질소가 잔류하게 되고 이는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토양이 오염되면 온실효과의 주범 중 하나인 이산화질소 배출로 이어진다면서 탄소중립의 해답은 유기농 비건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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