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업계가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아모레퍼시픽, 한국소비자원 제공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생활용품 업계가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다소비 생활용품 식별용 점자 태그 제작 및 보급과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이다. 또한 이와 별개로 일부 기업이 시각장애인의 생활 편의성을 제공하기 앞장서고 있다. 이는 사회공헌, 즉 ESG 경영 일환이다. ESG는 가치소비를 이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주방세제, 세탁세제, 샴푸, 섬유유연제, 린스, 바디워시, 섬유탈취제, 핸드워시 등 생활용품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그러나 일부 용기 형태가 비슷하거나 같아 시각장애인들이 촉각만으로는 식별이 어렵다. 섬유유연제를 세탁세제인 줄 알고 사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제품의 용도를 혼동하는 등 오사용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에 다소비 생활용품 업계가 시각장애인의 생활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생활용품 8개 기업은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다소비 생활용품 점자 태그 지원 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개하기로 했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점자 태그 지원 품목도 기존 5종에서 8종으로 확대했다. 따라서 주방세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샴푸, 린스에 더해 섬유탈취제, 바디워시, 핸드워시에 점자 태그가 지원된다. 전체 기부 수량 역시 전년보다 1.6배 늘려 총 6530개를 보급하기로 했다. 제작된 태그는 한시련 17개 지부를 통해 전국 시각장애인 6530 가구에 전달된다.

기업별로 보면 우선 LG생활건강은 점자 태그 제작 후원을 위해 지원금 4천만 원과 엘라스틴 샴푸/린스, 주방세제, 세탁세제 테크, 섬유유연제 아우라 등 25백만 원 상당의 자사 제품을 지원했다, LG생활건강은 이미 섬유유연제 용기 5종에 점자 표시를 도입했다. 새로운 점자 표시 용기를 개발하는 과정에 시각장애인이 직접 참여해 점자의 가독성과 촉감을 점검하고 표시 효과를 높였다, LG생활건강은 향후 세탁세제, 샴푸, 치약 등 다양한 생활용품 용기에 점자 표시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세탁용품에 점자를 우선 도입해 국내 25만 시각장애인 고객들의 편의를 증진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피앤지는 시각장애인의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점자 태그를 제작하고, 다우니 섬유유연제, 페브리즈 섬유탈취제, 헤드앤숄더 샴푸, 팬틴 트리트먼트 등 2천만 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기부했다. 이는 점자 태그와 함께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에게 배부된다. 한국피앤지가 지난해와 올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전달한 생활용품은 누적 69백만 원 상당에 달한다.

한국P&G 관계자는 안전 취약계층을 위한 뜻깊은 사회공헌활동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점자 태그가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보다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피앤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로레알코리아는 생활용품 점자 태그 세트 6530개를 보급한다. 또한 25백만 원 상당의 물품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후원하기로 했다.

로레알코리아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의 생활안전을 보장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뜻깊은 사업에 로레알코리아가 동참할 수 있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앞으로도 취약계층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점자 스티커를 제작해 무상으로 배포한다. 화장품, 생활용품 중 스킨, 로션, 샴푸, 린스 등 주요 10가지 카테고리를 점자로 표기했다. 특히 알파벳이나 숫자가 양각 처리된 기호를 포함하여 점자를 읽지 못하는 사용자도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점자 스티커 제작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근무하는 시각장애인 직원들과 자문단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점자 스티커뿐만 아니라 연령, 장애 등의 이유로 저시력을 가진 사용자의 가독성을 높이는 고대비 색상의 한눈에 쏙표기 스티커 또한 제작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점자 스티커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시각장애 특수학교 등에 무상으로 전달됐다. 또한 점자 스티커를 필요로 하는 개인 및 기관에도 지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은 제품에 따라 품명의 위치나 크기가 다르고, 용기 모양이 유사한 경우 시력이 좋지 않은 고객들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사용에 불편함을 줄일 수 있도록 이번 점자 스티커를 기획했다면서 장애, 성별, 연령에 관계 없이 모두가 편리하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누리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도 시각장애인의 접근성과 편의성 등 생활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는 기업들이 있다.

맥도날드는 시각장애인 고객들이 매장 이용에 불편함을 겪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는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맥도날드가 도입한 시각장애인 이용 키오스크에는 음성 안내와 터치패드가 적용돼 제품 정보를 파악하고 메뉴를 주문할 수 있게끔 했다. 현재 서울 16개 매장에 도입됐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직영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2024년 점자 달력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한화그룹의 점자 달력 제작 및 배포는 올해로 24년째다. 지난 2000년 도움을 호소하는 한 시각장애인의 메일을 읽은 김승연 회장이 시각장애인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발의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내년도 점자 달력은 탁상형 달력 3만 부, 벽걸이형 달력 1만 부 등 총 4만 부다. 2024년 점자 달력 접수는 내달 10일까지다. 한화그룹 사회봉사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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