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_Patrick Jun

[칼럼니스트_Patrick Jun] 지구의 파멸, 곧 종말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이제 자정까지 90초 만을 남겨 두게 되었다.

미국 핵과학자회보 과학안보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3월 24일(현지시각) ‘운명의 날 시계’를 종전보다 10초 더 진행시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핵 확산 위험 증가들을 이유로 그 예상치를 반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운명의 날 시계’는 그 첫 번째 설정이었단 1947년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까워진 상태가 되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또한 위원회는 기후위기와 함께 코로나19와 같은 생물학적 위협 및 첨단 기술과 관련한 위험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세계 규범과 제도의 와해, 국가의 뒷받침을 받는 가짜 정보와 파괴적 기술도 시계 분침 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위원회는 3년 전인 2020년에 운명의 날 시계를 조정한 이후 자정 100초 전 인 상태를 유지해 오고 있었으나, 3년 만에 10초나 앞당기게 됨으로 인류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소진하고 있고, 분명히 그간의 노력들이 다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만, 그것들 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고, 결국 이대로 간다면 지구는 종말을 실제로 마주하게 될 것임을 다시 한번 힘주어 경고했다.

2023년 운명의 날 시계 분침 조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핵과학자회보 관계자들. /사진:핵과학자회보_ Patrick Jun 제공)

레이첼 브론슨 핵과학자회보 회장은 “자정 90초 전은 역대 시간 조정 가운데 자정에 가장 가까운 시간으로 우리는 이번 결정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도자들이 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아니 인류는 물론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의 종말을 피하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까지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묻고 답해야 할 때이다.

가장 위험하고도 두려운 사실은 위와 같은 사실, 즉 지구 파멸과 종말을 90초 앞 둔 상황이라는 ‘운명의 날 시계’ 시간 조정과 그 값을 그저 상징적인 의미의 퍼포먼스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그래서 즉각적으로 이를 지연하고 회복하 기 위해 우리는 그 어떠한 대가일지라도 지불할 준비가 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바로 알고 심각하게 받아들여 삶에 이를 위한 노력을 보탤 준비가 된 이들이 과연 주변에 얼마나 있을까?

이와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구를 파괴하고 종말로 이끌어 온 짓들을 멈출 의사를 결단하지 못하고, 그 시급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은 듯 하다. 여전히 거의 모든 생활 공간에서 플라스틱 봉지의 사용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고, 편의성이란 이유로 환경을 위협하는 물질로 받아들여 사용을 자제하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분명한 것은 지금 지구 환경의 문제는 위원회의 경고처럼 고민하고 결단하기 위한 ‘선택’ 즉, ’옵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구 환경의 문제는 이미 우리가 여러 가지 경우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되었으며, 이에 대한 심각성을 보다 분명하게 온 지구인이 함께 느껴야만 하는 것이다.

지구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그 어떤 생명체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나머지 모두의 공멸을 초래하는 선택을 하거나 할 수 있을까? 인간 외에는 결코 없으며, 오직 인간 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 모두를 아니 실은 나까지도 모두 포함한 모두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인류는 분명히 우리와 모두를 종말로부터 구할 수 있다. 그와 같은 기술은 물론이고, 의지 또한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살 수 있는 것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합심적 결단이 필요한 것 뿐이다.

‘생존’의 문제로서 환경을 대하고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인 태도와 관점은 바로 그 위기성과 심각성을 먼저 바르게 인지하고 대면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1947년 이후 ‘운명의 날 시계’ 분침 조정 연혁 / 사진: 핵과학자회보 _ Patrick Jun 제공)

‘운명의 날’ 시계는 1947년 핵과학자회보가 당시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만들었다. 첫해 ‘자정 7분 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7분 전’에서 ‘100초 전’ 사이를 오가며 지구의 위험 상태를 알리는 경고 신호 역할을 해왔다.

분침이 조정된 횟수는 이번까지 합쳐 모두 25번이며 앞으로 17번, 뒤로 8번 움직였다. 핵과학자
회는 2007년 기후 변화를 인류 멸망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추가했다.

‘운명의 날’ 시계를 운영하는 핵과학자회보는 미국의 핵폭탄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프로젝트 참여자를 비롯한 핵과학자들이 1945년 결성한 단체다. ‘운명의 날 시계’는 이 단체의 과학안보위원회가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하는 후원위원회와 협의해 결정한다.

운명의 날 시계는 상징적인 경고이나 지금 우리에게 닥친 삶의 모습은 결코 상징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각종 이상 기후로 인한 문제들이 이미 전 세계에 가득하고, 초대형 재난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인구가 어마어마한 상황이다. 특히 빠른 속도로 해빙되고 있는 극 지방의 빙하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결과가 드러나면서 인류의 생존을 압박해 오고 있다.

이제 인류가 답할 차례이다. 지구가 온 몸으로 경고하고 있는 이 엄중한 상황에 대해 모든 사용 책임을 지고 있는 인류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하고 확실한 대답을 내어 놓아야만 할 때인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 인류는 스스로의 욕심으로 인해 포기하고 멈추지 못한 것에 대한 혹독하고 가혹한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빠른 시간 안에….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지금 하라. 너무 늦기 전에…

 

■ 본 칼럼은 환경에 관련 된 여러 가지 이슈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위기와 이를 극복해 보다 안전하고 개선된 환경을 만들어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대안들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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