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0월 국내 신차 판매 동향을 가치소비 패턴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 가치소비를 제시한다.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반등했던 신차 판매량이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 전년 대비로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경기 불황, 고유가로 인해 대형차 보다는 중형, 소형차 판매량이 증가했다. 또한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은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매가 늘었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친환경 및 합리적 가치소비가 증가했다.
9일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등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는 이번 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관련 리스크 감소,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심화, 미국 주간 원유 재고 증가 등에 내렸다. 4주 연속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11월 첫째 주(10월 29일∼11월 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지난주보다 17.8원 내린 L당 1천745.8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인 서울의 판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20.1원 하락한 L당 1천820.2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신차 구매 성향도 바뀌고 있다. 우선 신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9월 국산·수입차 판매 호조로 반등했던 상승세가 한달 만에 꺾였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국토교통부, 한국 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10월 신차 등록 대수는 13만7천660대로 전월 대비 2.4% 감소, 전년 동월 대비 2.1% 감소했다. 국산차 신차등록은 11만3천157대로 전월 대비 0.3% 감소, 전년 동월대비 2.3% 줄어들었다. 수입차도 전월대비 11% 감소, 전년 동월대비 1.2% 감소한 2만4천503대를 기록했다.
3분기 주춤했던 경차 판매량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경차는 3분기 9만 1천7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었다. 그런데 10월 판매량이 1만753대로 전월 대비 8.0%,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했다. 고유가에 물가 상승까지 이어지다 보니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준준형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준중형차는 전월대비 6.4%,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한 3만406대 판매에 그쳤다. 소형차(10월 1만330대)도 영향을 받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5% 증가했지만, 전월 보다 15.0%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준대형차에서 중형차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중형차는 3분기 7.9% 증가세를 몰아 10월에도 10% 가깝게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형차는 10월 3만9천798대로 전년 대비로도 5.0% 증가했다. 반면 3분기 고성장을 해오던 준대형차들의 성장세는 꺾였다. 준대형차는 큰 폭으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10월 1만4천84대로 전월 대비 22/.2%,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다. 대형차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대형차는 10월 1만3천132대로 전월대비 14.7%, 전년 동월 대비 17.4% 각각 감소했다.
고유가 영향으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연료비가 저렴한 친환경차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차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0월 사용 연료별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든 휘발유차다. 휘발유차는 6만7천796대로 신차 판매를 이끌었다. 고유가는 하이브리드차 전성시대를 열었다. 10월 하이브리드차는 2만5천982대로 전월 대비 2.0%, 전년 동월 대비 65.2%나 증가했다. 10월 판매 순위에서도 휘발유차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누적 판매량에서는 아직 경유차가 2위다. 경유차는 10월 2만2천460대로 전월 대비 0.2% 감소, 전년 동월 대비 24.8% 감소했지만 누적 판매량에서 26만2천334대로 하이브리드차(24만 9천854대)를 앞서고 있다. 전기차의 판매량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전기차는 10월 1만5천445대로 전년 동월 대비 65.2%로 반토막 이상 났지만 전월 대비 8.9% 증가하며 불씨를 살리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10월 신차는 누가 구매했을까. 전월 대비 남성의 구매는 미비한 증가를 보인 반면 여성의 구매는 줄었다. 10월 남성은 6만6550대로 전월 대비 10명 늘었다. 여성은 2만8천412대로 전월 보다 2.5% 감소했다.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여성의 구매가 크게 증가했다. 여성은 전년 동월 대비 7.8% 증가해 5.7% 증가한 남성보다 증가율로 앞섰다.
연령별로는 50대가 큰손임을 입증했다. 50대는 10월 2만6천441대로 연령대 중 가장 많은 신차를 구매했다. 하지만 경기 불황,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판매대수는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이어 40대가 2만3천239대, 30대가 1만8천801대, 60대가 1만6천621대로 신차 시장을 견인했지만 40대와 30대는 전월 대비 각각 2.7%, 1.1% 감소했다. 60대는 2.0% 증가했다. 20대는 6천285대, 70대는 3천575대로 집계됐다.
외형별로는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증감율로만 보면 외건 판매량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외건은 매월 100여대 안팍으로 팔릴 정도로 한국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차종이다. 그런데 10월 전월 대비 109.2%, 전년 동월 대비 55.4% 증가한 362대로 집계됐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10월 신차 시장을 리드한 차종은 SUV였다. SUV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는 단단하다. SUV는 10월 6만7천784대로 전월 대비 3.4%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다.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단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세단은 10월 3만4천705대로 전월 대비 6.8%, 전년 동월 대비 12.4%나 판매량이 줄었다. 누적 판매량에서도 SUV(66만1천36대)에 20만대 이상 뒤진다. 세단 누적 판매대수는 41만8천804대다. 이어 RV가 9천219대, 해치백이 4천479대, 픽업트럭이 1천369대 순이었다.
10월 국산 신차 판매 왕좌는 기아가 차지했다. 기아는 10월 4만12대로 현대차(3만8천759대)를 누르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3위는 7447대 판매를 기록한 제네시스가 차지했다. 이어 ▲4위 쉐보레 3천751대 ▲5위 KG모빌리티 3천470대 ▲6위 르노코리아 1천434대 순이었다. 차종별로 보면, TOP 10의 차종은 모두 기아, 현대차, 제네시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브랜드차 였다.
수입 신차 판매 1위는 6천610대를 판매한 벤츠가 차지했다. 벤츠는 3개월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BMW는 5천985대로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3위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로 전기차 시장을 사로잡은 테슬라가 2천829대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1천263대를 기록한 볼보였다. 볼보는 올해 누적 판매 목표를 1만7천500대라고 밝힌 바 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만3천771대다. 2개월이 남은 현재 매월 1천865대를 판매하면 된다. 과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천149대를 판매한 아우디는 5위를 차지했다. 6위는 렉서스 963대, 7위는 폭스바겐 853대, 8위는 미니 732대, 9위는 토요타 722대, 10위는 포르쉐 706대 순이었다.
렉서스와 토요타 등 일본차 브랜드들은 약진이 두드러졌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전월 대비 판매 순위를 높이며 10위권안에 안착했다. 9월 16위였던 혼다는 10월 전월 대비 121.9% 증가한 233대로 13위로 올라섰다. 신차 효과 때문인데, 과연 이번에 예전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