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차가 판매 부진에 빠졌다. 내년에도 고난의 길이 예상된다./ 사진:컨슈머와이드 DB
올해 전기차가 판매 부진에 빠졌다. 내년에도 고난의 길이 예상된다./ 사진: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2023년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 차 바람이 거셌다. 하지만 친환경 차의 대표 주자인 전기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누적된 전기차 대기 물량 출고 등에 힘입어 상반기 전년 대비 13.9% 증가했지만, 하반기부터 대기 물량 소진, 고금리·고물가의 경기 영향, 그리고 열약한 전기차 충전시설 인프라 등 국내 전기차 수요가 급감했다. 현재 정부가 정부 전기차 구매보조금 확대 및 제작사 할인판매 확대 등으로 전기차 판매 감소세가 완화됐고, 지난달 판매량이 반등했다. 내년에도 정부의 구매보조금 확대, 제작사 할인판매 등의 당근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전기차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1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11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 현황은 1월부터 부진한 판매실적으로 시작했다. 1월 판매량은 71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5.1% 감소했다. 1월은 정부의 구매보조금 지급 전이었다. 따라서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으로 구매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2월부터 판매량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217848, 317466, 414414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5.7%, 25.0%, 15.3% 증가했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 보면 2월을 제외하고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3월은 전월 대비 2.1% 감소, 4월은 17.5% 감소하는 등 전기차 판매 부진의 전조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5월 결국 1365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 전월 대비 5.3% 감소하면서 불안한 판매실적을 이어갔다. 614889대로 전월 대비 9.1% 증가,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로 반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결국 하반기 시작인 7월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712907대로 전월 대비 13.3% 감소,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 등 두 자릿수 판매량이 줄어들더니 89624대로 1만 대 미만(전월 대비 25.4% 감소, 전년 동월 대비 33.6% 감소)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이 본격화되자 정부는 9월 고육지책으로 9월 현행 최대 680만 원(국고 보조금 기준)인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차량 가격 할인율에 따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100만 원 추가지원에 나섰다. 국산·수입 자동차 브랜드들은 보조금제도 개편에 발맞춰 ‘EV 세일 페스타참여 등을 통해 할인판매에 나섰다. 몸값을 낮추니 그제야 추락하던 판매량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913612대로 전월 대비 41.48% 증가했다. 10월에는 15545대로 14.2%, 1월에는 15829대로 1.8% 증가했다. 특히 1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1~11월 국산 전기 승용차, 수입 전기승용차 판매 순위/ 자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1~11월 국산 전기 승용차, 수입 전기승용차 판매 순위/ 자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판매량이 반등했다고 샴페인을 터트리긴 이르다. 매년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고, 제작사들도 계속해서 할인 판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고 보조금을 일정 기간 유지하고, 충전인프라 고도화, 운행 단계 소비자 혜택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가의 전기차 대신 몸값을 확실히 낮춘 전기차가 더 많이 시장에 풀려야 전기차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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