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자리잡은 에뛰드 매장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사진: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서울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늘자, 화장품 매장들의 고질병인 개문냉방 영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느슨해진 단속을 틈타 문을 열고 영업하는 가게가 더 늘고 있는 것이다.

31일 정오, 명동 거리에는 스카우트 잼버리 참가 외국인 관광객 및 일반 외국인 관광객들로 모처럼 부쩍거렸다./ 사진: 전휴성 기자

31일 정오쯤 31도 넘는 폭염속 명동 메인거리는 스카우트 잼버리 참가 외국 관광객들과 일반 관광객들로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엔데믹으로 관광객이 다시 늘어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관광객이 늘자 메인거리에 위치한 매장들의 개문냉방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에뛰드, 네이처이러블릭, 스킨푸드, 홀리카홀리카, 더샘 등 화장품 브랜드숍(로드숍) 매장 중 문을 열지 않고 영업을 하는 매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매장들이 자동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었다. 문으로는 시원한 냉기가 빠져 나왔다.

사진: 전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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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로드숍 매장 직원은 문을 열어 놓지 않으면 손님이 들어오질 않는다면서 지나가다 시원한 바람에 매장으로 들어오는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B 로드숍 매장 직원은 전기료가 걱정되긴 하지만 문을 열어놔야 손님이 들어온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들의 답변은 매년 거의 같다. 손님을 끌기 위해 개문냉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로드샵을 관리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해명도 매년 같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문을 닫고 영업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아마 그때 손님이 왔다 갔다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화장품 브랜드들의 대답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문을 닫고 영업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기자가 한 매장 당 10여분 넘게 관찰을 해 봤지만 고객이 없는대도 그냥 문은 열려 있었다. 개문냉방에 대해서 브랜드 본사의 정책이 현장에선 무시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들이 환경보호 등 ESG 실천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개문냉방도 이에 속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개문냉방 영업을 하면 전기료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에너지 소비량도 크게 증가한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냉방시 냉방에 필요한 전력량은 약 1.7배 증가한다. 이만큼 에너지를 더 소모해야 한다. 에너지 소모는 환경오염으로 직결된다. 전기요금도 문제다. 10시간 영업하는 203(61) 매장이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면 여름철 전기요금이 월평균 813430원이지만, 문을 열면 이보다 1.3(269990) 늘어난 1083420원이 나온다.

따라서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개문냉방을 하고 있는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보단 문을 닫고 영업하는 매장에서 구매해야 진정한 가치소비다. 소비자가 달라져야 판매사도 변한다.

한편, 에너지공단이 지난 620~21일 전국 26개 주요 상권을 대상으로 개문냉방 영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5298개 매장의 12%634개가 개문냉방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명동·홍대)의 개문냉방 영업 비율이 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충북(터미널·성안길, 38%)대구(동성로·계명대, 26%) 대전(갤러리아·둔산동, 17%) 등 순이었다. 업종별로는신발(47%) 화장품(36%) 의류(28%) 휴대폰(19%) 등의 개문냉방 영업이 많았다.

서울시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여름철 에너지절약 합동 캠페인 등으로 에너지절약 방법을 안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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