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의 시사회(사진:강진일 기자)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어떤 영화는 감동뿐 만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사실과 눈 감고 있던 사실을 알려주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오는 6월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도 이러한 영화의 범주에 들어간다. 영화 '수라'는 새만금 갯벌의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곧 우리 삶을 지키는 것이라는 '공존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한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윤리적, 친환경 가치소비자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다. 

지난달 25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감독 황윤)의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와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의 주최로 이루어졌다. 

영화 '수라'는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불린 새만금사업으로 변화가 진행 중인 갯벌과 그 곳의 생태계를 담았다. 오래전 갯벌에 관한 다큐 영화를 만들다 포기했던 영화감독 ‘윤’은 우연히지만 운명같이 수라갯벌에서 새들을 찾아 기록을 남기는 평범한 시민 목수 오동필을 만난다. 윤은 오동필과 그의 아들 대학생 오승준과 함께 말라가는 수라갯벌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도요새, 검은머리갈매기, 흰발농게 등을 카메라에 담는다. 윤은 이 과정에서 갯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이 희망을 함께 살려보자고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호소한다. 

이날 시사회 이후 관객들과 가진 토크에서 황윤 감독은 수라의 제작 배경에 대해 "십몇년 전 새만금에 관심을 가지고 찍었던 촬영테이프를 완전히 망각의 저편으로 보내고 있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군산에 이사와서 보니 온통 '새만금 xx','새만금 00' 이라는 간판이 넘쳐났다. 내가 여기로 왜 이사 왔을까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는데 어느날 운명처럼 오동필이란 사람을 만나게 됐다. 처음 전화통화를 했을 때 갯벌에서 새는 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무슨 갯벌이 남아있고 새가 남아 있다는 거냐, 다 사라진 것이 아니냐 했더니 아니라면서 갯벌은 있고 새들도 온다고 하며 와서 보라고 했다. 2015년 10월 수라갯벌에 갔더니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한마리가 있어도 놀랄지경인데 150마리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풍경을 목격하게 됐다. 만감이 교차했다. 얘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데 포기하고 잊어버리려고 했는 것이 미안했다. 그리고 가난한 그냥 평범한 시민들이 자기 돈을 들여서 그 곳을 떠나지 않고 기록하고 있는 노력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희망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고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 그 때는 7년이나 작업이 계속 될 거라고는 그 때는 생각 못하고 덥석 시작했는데 마침내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황 감독은  "나는 문화 예술이 얼마든지 좋은 교육 교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통해서 눈으로 직접 갯벌을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갯벌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라를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갯벌을 살리는 것은 우리 인간을 살리는 것과 이어진다. 자연과 인간은 공존해야 아름답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수라'는 오는 6월 21일 정식 극장 개봉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황윤 감독은 100개의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독립예술영화는 개봉관 몇 개 잡기도 힘들다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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