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오늘(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의 여성 노동자들이 화재 사고로 숨진 여성들을 추모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고 시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국제연합(UN)은 지난 1977년 3월 8일부터 이날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해 전 세계적으로 기념해오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치소비의 주축인 우리나라 여성의 현주소를 집어보고, 다양한 업체들의 기념행사를 알아본다.

(사진:컨슈머와이드DB/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들이 나왔다.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7~8월 만 1934세 남·15천명을 대상으로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의 절반 가까이인 44.7%가 향후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다. 미혼 남성은 79.8%가 결혼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반면, 여성은 69.7%에 머물렀다. 이처럼 여성의 결혼 계획과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써의 삶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현장의 목소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서울 소재 A 여대를 찾아 결혼과 출산 의사를 물어봤더니, 대부분이 결혼 계획은 있지만 출산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여대생 B(3학년)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할 생각이라면서도 아이를 낳을 생각은 없다. 사회가 아이를 낳아 기르기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대생 C(3학년)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은 사치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결혼도 출산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남녀평등도 갈 길이 멀다. 여성 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성별 임금 격차와 성평등 임금공시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20만 원으로 남성 339만 원의 64.9%에 그쳤다. 또한 여성 노동자 중 월 166만 원 이하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9.3%로 남성의 3배에 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경윤 연구위원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불합리한 고용 구조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평균 근속연수는 4.81년으로 남성의 6.92년보다 2.11년 짧다. 여성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도 성불균형은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대기업의 업종별 남녀 직원 수 및 평균급여 비교조사에 따르면 150개 대기업의 2021년 기준 전체 직원 수 84464명 중 남성 직원은 641361, 여성은 202703명으로 여성 비중은 25%에 그쳤다. 남녀 간 연봉 차이도 컸다. 150개 대기업의 남성 직원 평균 급여는 8710만원, 여성 직원은 5880만원으로 조사됐다. 남성 직원 연봉 대비 여성 직원은 67.5% 수준이다. 지난 2020년에 68%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여성과 남성 연봉 격차가 0.5%포인트 정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직장내 여성 차별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01421일 직장인 1천명에게 설문한 결과를 내놨다. 응답자의 23.1가 직장에서 일상적 젠더폭력·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차별인 외모 지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이 36.3, 남성(13.2)보다 2배나 많았다. ‘외모 비하도 남성(17.0%)보다 여성(22.8%)이 더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모 간섭 역시 여성(24.4)이 남성(11.4)보다 많이 받았다.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소속 김한울 노무사는 성별 우위를 이용해 여성 노동자에게 가하는 외모평가·지적·통제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성희롱이고 명백한 차별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성차별적 괴롭힘 또한 문제라고 담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115주년 3.8세계여성의날을 맞아 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전쟁기념관 앞)에서 <거꾸로 가지 않는다! 성평등을 향해, 연대와 전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진보당<br>
진보당은 115주년 3.8세계여성의날을 맞아 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전쟁기념관 앞)에서 <거꾸로 가지 않는다! 성평등을 향해, 연대와 전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진보당)

이날 진보당 여성-엄마당 장지화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와 외쳤던 빵과 장미의 외침115년이 지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차별과 억압은 이제 혐오와 배제, 젠더 갈등을 조장하며 또 다른 차별과 폭력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한국은 성별임금격차 31.1%를 기록하며 OCED 가입국 중 27년째 연속 꼴찌 이며, 노동에서의 여성 역할과 영향력을 조사해 집계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성노인빈곤율 1, 가난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송파세모녀의 죽음은 신촌과 수원, 태평동 으로 죽음의 행열을 이어 가고 있으며, 오랜 가부장 문화속에서 여성들의 가사노동과 활동은 노동에서 제외되어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해 여성들을 의존적 존재로 만들고 사회적 안전망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여성들은 일터에서 살인을 당하며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폭력에 노출되어 불안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생활 속 모든 영역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라며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하게, 평등하게,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국민이다. 성평등 추진체계를 강화해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향해 나아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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