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노숙자는 사양합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만 오세요”

 

▲ 일러스트: 우수민기자

[컨슈머와이드- 우수민기자]  "맡겨 놓은 커피가 있나요?"

 서스펜디드 커피란 자신이 마실 커피를 주문할 때 추가로 더 주문해서 카페에 맡겨두는 것으로, 이렇게 맡겨진 커피는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음료 한 잔 마실 수 없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와서 마시게 되는 기부문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스펜디드 문화가 '미리내'라는 운동으로 새롭게 태어나 커피에서 시작해 여러가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자리잡았다.

작년 4월, 종로 북촌한옥마을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을 결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카페와 음식점은 물론이고 베이커리, 마트, 사우나, 헬스센터 등 매우 많아졌다. 그러나 가난한이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제공하며 희망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미리내 샵들이 문을 닫거나 나눔을 하지 않게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업주들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전해들을 수 있었다.

'지금 내가 마시는 따뜻한 커피를 밖에서 떨고 있는 저 사람도 마실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했던 아늑한 공간에서의 홈리스 노인의 모습이 현실에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되어 버렸다.

미리내 운동을 하는 한 가게의 주인은  "노숙자들이 오면 손님들이 냄새나고 싫어해서 그들을 제지하게 된다"며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두 번은 오고싶지 않은 가게로 인식이 되는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라고 말을 이어가는 것을 보며  덩달아 기자 마음도 착잡해졌다.

100년 전, 나폴리에서 시작된 따뜻한 마음이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따뜻한 커피향으로 온몸을 채워가듯, 우리 마음에 여유를 가지자. 나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우리들 모두가 나눔이란 진심을 담아내는 그릇이란걸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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