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빵, 과자, 케이크 등의 제조에 흔히 사용되는 글루텐이 알레르기나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루텐을 미량 수준으로 낮춘 ‘무글루텐(Gluten Free)’ 표시 식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일부 제품에서 표시기준을 초과하는 글루텐이 검출되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은 밀과 보리, 호밀을 비롯한 일부 곡류에 함유된 단백질로 쫄깃한 식감과 빵이 부풀어 오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에서 ‘글루텐 프리’로 검색되는 빵, 과자 등 리뷰 상위 30개 제품 중 일부 제품은 무글루텐 표시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총 글루텐 함량이 20mg/kg 이하인 식품만 ‘무글루텐(Gluten Free)’ 표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 30개 중 5개 제품(16.7%)에서는 표시기준보다 최대 175배(최소 21.9mg/kg ~ 최대 3,500mg/kg) 많은 글루텐이 검출돼 부적합했다. ▲저탄수스콘 카카오 ▲초코스콘▲단백질이답이다▲오곡대장 메밀국수▲카카오 비거니 등 5개 제품은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는 아몬드가루, 현미가루, 찹쌀가루, 메밀 등을 원재료로 사용한 ‘무글루텐’ 식품임을 표시·광고하고 있었지만 글루텐이 기준 이상 검출됐다. 이중 오곡대장 메밀국수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 사업자는 판매페이지에 ‘무글루텐’ 표시를 삭제하고 품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식품은 관련 법률 및 기준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을 모두 기재하여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나, 조사대상 30개 중 12개 제품(40.0%)은 유통기한, 원재료명, 알레르기 유발물질, 보관방법 등의 항목을 전부 또는 일부 누락해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현재 ‘무글루텐’ 표시기준(20mg/kg 이하)은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규정되어 있으나, 함량 확인을 위한 공인시험법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무글루텐’을 강조 표시·광고하는 식품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이다. 대책마련이 시급한 대목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글루텐 함량에 대한 공인시험법 마련, ▲‘무글루텐’ 표시·광고 제품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또한 관련 사업자에게는 제품 및 판매페이지 내 ‘무글루텐’ 표시·광고 삭제와 품질 개선을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무글루텐’ 강조 표시 식품 구입 시 제품 판매페이지 등에서 글루텐 함량 성적서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