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비 많은 낮엔 비싸게, 그 외 시간 저렴하게…생활패턴 고려해 전기사용 가능
이용자 분산 유도로 예비전력생산 줄여 온실가스 감축 효과 거두는 친환경 요금제
서울형 에너지혁신지구 서대문구 3000가구 대상 10월 시범사업, 향후 점차 확대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서울시가 새로운 친환경 전기요금제를 도입하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바로 계절 별, 시간대 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산정해 소비자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요금 절감을 할 수 있게 하는 ‘시간별 요금제’다. 낮 시간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적용하고 밤과 아침에는 저렴한 요금을 적용하는 요금제다. 현재 가정용 전기 요금제는 '누진 요금제'로 시간대에 관계없이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면 요금을 많이 내야하는 방식이다. 

29일 서울시는 서대문구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 내 남가좌 래미안, 홍제원 현대, 홍제 센트럴아이파크 아파트 등 3000 가구를 대상으로 '시간별 요금제'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범 사업 기간은 오는 10월부터 '23년 9월까지다.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는 자치구 단위로 에너지절약·효율화·생산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이다. 서울시는 지난 '19년 7월 자치구 공모를 통해 서대문구를 에너지자립 혁신지구로 선정한 바 있다. 

'시간별 요금제'는 낮 시간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적용하고 밤과 아침에는 저렴한 요금을 적용하는 요금제다. 본지가 취재해 본 바에 따르면, 이번 시범 사업 기간 동안 시간별 요금제는 하루 24시간을 ▲최대부하 ▲중부하▲경부하 등 3구간으로 나눠 요금을 산정한다. 최대부하 구간에서 가장 전기요금이 비싸다. 또 계절에 따라서 여름과 겨울에는 봄과 가을에 비해서 전기요금이 더 비싸게 책정된다. 이러한 요금 부과 기준을 잘 숙지해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춰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전기를  사용하면 소비자는 전기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일 오전 출근해 저녁에 오는 직장인이면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밤에 세탁기, 청소기등을 사용하면 누진 요금제를 사용할 때보다 요금을 더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시간별 요금제'는 국가 전체 전력 관리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출퇴근 시간 ‘러시아워’처럼, 전기사용량도 피크시간대가 있다. 시간별 요금제를 통해 이용자를 분산시키면 추가로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기요금제도와 전기 생산은 전기발전량과 비용이 고려되지 않아 전력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필요 없는 전기가 계속 생산되어 버려진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 사업을 위해 주민들이 실시간 전력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3000가구 각 가정의 전기·난방·가스 검침기엔 ‘스마트미터기’(원격검침기)를 무료로 설치하고,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 정보를 연동하는 모바일 앱도 구축했다. 서울시는 사업 기간 동안 참여가구에 월 2000원의 전기요금 할인도 제공한다.

스마트미터기는 전력사용량을 실시간(5분 단위) 수집한 후 전력공급자와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전력공급자는 시간대별 전기 수요를 고려해 전기요금을 탄력적으로 산정한다. 소비자는 앱으로 우리 집 전기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하고, 전기요금을 분석한 후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 중 양천구 2000가구에 ‘시간별 요금제’를 추가 도입한 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타 지역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시간별 요금제 1호 가입자인 나유리(40대)씨는  “기후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여러 신기술 시도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기에 시간별 요금제에 선뜻 가입했다. 제일 비싼 시간대가 실제로 제가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라 고민이 되긴 하지만생활 속에서 체험하다보면 효율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도전한다”고 말했다. 

시간별요금제에 참여한 오재욱(70대)씨는  “전기를 안 쓰고는 생활할 수 없다. 어차피 쓰는 전기인데 시간별 요금제를 통해 전기요금은 줄이고 국가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신청했다.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점이 부담스러웠지만 안내에 따라 해보니 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연지 서울시 환경시민협력과장은 “시간별 요금제 시범사업을 통해 소비자가 수동적으로 전력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전기를 아끼는 등 수요패턴을 조절하는 친환경 소비자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은 줄이고 기후위기에 자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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