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주은혜 기자] 서울 명동서 일본관광객에게 위조명품을 판매해온 일당이 붙잡혔다. 특히 이번에 그동안 바지사상을 내세우는 등 추적을 피해왔던 주범도 체포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경)은 서울의 관광특구인 명동 외곽 건물 7층 비밀창고에서 호객행위로 데려온 일본인 관광객만 대상으로 손목시계, 핸드백, 지갑 등 해외 유명 명품 상표의 위조품을 판매해온 A씨(53세) 등 8명을 형사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이들이 보관 중이던 정품추정가 24억 원 상당의 위조품 1021점도 전량 압수했다.

민사경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일본인 관광객 호객, 매장 내 고객 응대, 위조품 사입(구입), 위조품 공급 등 역할 분담을 조직적으로 하여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고가의 위조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사경의 압수수색영장 집행 당시 피의자들은 현장에 위조품을 구매하러 들어와있던 일본인 관광객 무리 6명을 일행이라고 주장하며(친구라는 뜻의 일본어인 도모다찌(ともだち)를 외치며) 현장에서 빠져나가기도 하였다.

피의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치밀함을 보였다. 피의자들이 비밀창고를 차린 명동 외곽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6층까지만 닿아서 비밀창고를 가려면 일단 6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려 7층까지 계단으로 걸어가야 했다. 비밀창고는 상호 및 간판이 없었고 호객행위자(삐끼)와 함께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외에는 문을 잠그고 내국인의 출입은 제한함으로써 피의자들은 당국의 추적을 치밀하게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의자들은 거래내역이 적힌 메모지나 장부를 일절 보유하지 않았고 현금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범 A씨의 경우 타인 명의 핸드폰, 타인 명의 계좌를 사용하며 바지사장을 내세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했다.

또한 피의자들은 조사과정에서 압수된 위조품을 동대문 노점 불상인으로부터 구입했다고 주장하였지만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 3곳의 도매상에서 위조품을 공급받아온 사실도 드러나 이들도 추가로 입건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위조상품을 뿌리 뽑기 위해 지난 9월 중국 광저우 세관과 홍콩에 위치한 유명 브랜드 아시아총괄본부 등을 방문하여 위조상품 근절 방안을 협의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이들과 공조수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안승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위조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나아가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품질 보장도 안 되는 위조품 거래가 명동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수사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