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당국, 재활용품 쓰레기로 배출시 법 위반행위로 행정조치 대상...아파트 등 관리소, 수거업체 방침 더 중요 ‘어쩔수 없어’

▲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4월 1일부터 비닐류·스티로폼 재활용 미수거 시행(?)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촬용: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4월 1일부터 비닐류·스티로폼 재활용 미수거 시행(?)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 및 지역 아파트 등에서는 이날부터 모든 폐비닐류와 스티로폼류의 재활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환경당국은 깨끗한 비닐류, 시트로폼 등의 재활용 수거가 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작 익일부터 시행인데 해당 지역 시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30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및 사무실 건물에는 4월 1일부터 비닐류 및 스티로폼류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 금지라는 공지가 붙었다. 내용은 4월 1일부터 모든 비닐류 및 스티로폼류를 재활용으로 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일반쓰레기봉투(종량제 봉투)에 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자봉지, 라면봉지, 커피봉지류, 에어캡, PP마대, 사발면 뚜껑, 과일포장재, 포장 완충재, 과일포장완충재,1회용 용기류, 노끈, 과일 등 포장용 망사, 양파 등 야채망 등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 서울지역 한 사무실 건물 엘리베이터에 게재된 공지문/ 사진촬영: 전휴성 기자

그런데 문제는 재활용 마크가 표시된 과자봉지, 커피 봉지류 등 필름류 비닐이다. 4월 1일부터는 이들 재활용 자원들이 쓰레기로 버려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2013년 6월경 버려지는 과자봉지, 라면봉지, 커피봉지 등 필름류 폐비닐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 포장지의 대부분이 일반 쓰레기 봉투를 통해 그래로 처리되고 매립장에서 따로 분리과정을 거치지 않아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에도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돼 환경 오염의 원인이라고 지적도 했다. 결국 5년여 만에 서울시의 환경 정책이 역행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환경당국이 이와 정반대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 환경부가 최근 시도에 통지한 재활용 지침에 따르면, 비닐류는 깨끗한 것만 모아서 배출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음식물로 오염돼 제거가 힘든 비닐류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면 된다. 스티로폼 상자는 테이프나 운송장, 상표 등을 제거한 깨끗한 상태로 배출이 가능하다. 컵라면 등 음식물 용기나 포장재는 깨끗이 씻은 상태로 배출하면 된다.

환경부 입장은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도록 하는 것은 법 위반행위에 해당돼 행정조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배출 책임을 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민간 수거 업체의 방침에 따라 일방적으로 재활용을 받아주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그렇다면 왜 아파트 및 사무실 관리사무실에서는 비닐류 및 스티로폼류를 쓰레기로 버리라고 강요하는 것일까. 중국의 폐자원 수입 금지 방침으로 인해 폐비닐·스티로폼의 재활용 불가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사무실 건물 등 관리실에서는 재활용 수거업체와 계약을 맺고 폐지, 비닐류, 스티로폼류 등을 처리해 왔다. 그런데 중국 방침으로 인해 재활용업체들이 수거한 비닐류, 스티로폼류 처리가 어려워지자 수거포기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파트 관리소나 사무실 건물 관리소가 법을 지켜 비닐류, 스티로폼류 등을 배출해도 이를 수거할 업체가 없다보니 법 위반인 것을 알면서도 이들 관리소들이 업체의 방침대로 재활용품을 쓰레기로 버리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애굳은 아파트, 사무실건물 관리소만 법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서울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법 보다 재활용 수거업체의 방침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수거업체가 수거를 하지 않으면 배출되는 재활용품 처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법 위반인 줄 알지만 어쩔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A 사무실 건물 관리소장은 “정부가 힘없는 우리한테만 뭐라고 하지말고 재활용수거업체를 단속하면 해결될 일”이라며 “우리로썬 어쩔 수 없는 선택(비닐류, 스티로폼류 종량제 봉투 담아 배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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