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 망명자 160만 넘어… 업계, 신뢰 잃은 카카오톡 이탈자 막기 역부족

▲ 지난달 불거진 카카오톡 '압수수색영장' 및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논란이후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 옯겨간 사이버 망명자가 150만을 훌쩍 넘어섰다.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사이버 망명자가 속출하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최근 카카오톡 '압수수색영장' 및 통신제한조치'에 대해 공식사과를 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세계 사이버 검열 안전 모바일 메신저로 알려진 텔레그램으로 옮겨가는 사이버 망명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불거진 카카오톡 '압수수색영장' 및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논란이후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 옯겨간 사이버 망명자가 150만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텔래그램이 카카오톡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뒤 9일 현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텔레그램이 지난 7일 안드로이드 버전 공식 한글 앱을 선보이면서 망명자 수가 가희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톡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텔레그램은 러시아당국 검열에 반발해 러시아 최대의 SNS인 VK를 설립한 니콜라이 두로프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독일 망명 후 만든 메신저로 검열과 보안면에서 가장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대화록 서버 저장 기간을 5~7일이나 대화록 그대로 보관한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대화내용을 그대로 저장하지않고 암호를 걸어 보관해 철통보안을 실현했다. 특히 일반대화 모드가 아닌 비밀 대화는 암호화한 대화록을 서버에 저장하고 해독키를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별도로 보관하게 끔 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암호를 풀지 못하게 했다. 말그대로 철통보안이다.

이에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 이탈자를 막기 위해 8일 공식사과에 나섰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실시간 검열을 요청받은 적도 없으며 영장 요청이 있어도 기술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공식사과와 함께 후속조치로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을 약속했다.

다음카카오가 약속한 프라이버시 모드는 대화내용이 암호화되는 비밀대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등 강력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 특히 암호화 된 대화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는 개인 단말기에 저장되며 대화를 나눈 이용자의 단말기를 압수해 분석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서버에서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적용시기는 비밀대화 기능의 경우 연내 1:1 비밀대화방을 통해 제공된다. 그룹 비밀 대화방의 적용시기는 내년 1분기로 알려졌다. 여기에 수신 확인된 메시지가 서버에서 자동으로 바로 지워지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도 연내에 추가된다.

특히 이용자 정보에 대한 보안성 강화를 위해 이날부터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기존 5~7일에서 2~3일로 단축한다. 따라서 보통 수사기관이 법원에서 영장을 받는데 걸리는 기간이 2~3일이기 때문에 일반대화 역시 검열에 안전하다는 것이 다음카카오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이같은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보안 서비스 정책이 뒷북이라는 분위기다. ▲카카오톡 '압수수색영장' 및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논란 이후 텔레그램으로 이동한 사용자가 많은 점 ▲텔레그램이 안드로이드 공식한글 앱을 선보인 점 ▲다음카카오가 말을 바꿔 사용자의 신뢰를 잃은 점 ▲뉴 보안 정책이 텔레그램과 흡사한 점 등으로 인해 사이버 망명 대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앱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텔레그램으로 국내 모바일 이용자가 옮겨가는 것은 카카오톡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는 격이 됐다. 그런데 잃은 소는 어떻게 되찾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카카오가 밝힌 뉴 보안 서비스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다”며 “ 메시지 전송 속도 등 사용성과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작년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을 총 147건 요청했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활동도 4807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