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김치, 과일들에 허리가 휜다

 

[컨슈머와이드-Patrick Jun] 택배 기사들이 사계절 중 가을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택배 기사들은 하루 종일 물품의 배송을 위해 짐을 싣고 내리고 그리고 가정 안까지 배달을 하는 것이 일이다. 그러다보니 몸으로 배달 물품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택배 기사들에게 지급되는 도구라고 해야 캐리어가 전부이다. 그나마도 무거운 짐을 짧지 않은 거리 이동해야 할 경우엔 택배 기사들의 허리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쌀, 배추, 김치, 무우, 각종 과일들까지 가을이면 택배량도 늘고 물품들의 무게도 급속도로 늘어나 택배 기사들은 가을을 가장 두려워한다. 하루 종일 무거운 짐들과 씨름을 하면서 비쁜 탓에 허리를 펼 시간 조차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택배 기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물품은 바로 생수와 쌀포대이다. 생수는 2리터 용기 12개면 총 24Kg이고 쌀은 10kg에서부터 40kg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것들이 무겁기도 하지만 포장 형태가 들기에 불편하다는 점이 택배기사들이 어려워 하는 부분이다. 잘못 들어 올리다가는 허리가 삐끗하기 일쑤고 그로인해 거동이 어려워 잘못하면 일을 쉬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쁜 일정과 많은 물량 때문에 허리가 아파도 병원에 가거나 치료를 받을 시간이 없다. 거기에 일이라도 쉬게 되면 다음 일을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두렵지만 감당해야 하고 참아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고생해서 택배 기사가 받는 수수료는 건당 평균 800원. 수도권 및 대도시로 가면 더욱 낮아진다. 수십킬로그램 하는 짐을 땀을 뻘뻘 흘리면 배달하고서 받는 수수료가 고작 800원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수령인과의 분쟁이 생기면 못받는게 다반사고, 제품에 문제라도 생기면 물어내기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택배 기사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물건의 무게가 아닌 수령인들의 갑질 아닌 갑질이다. 배송을 위해 가정을 방문하면 손끝으로 가르치며 집 안까지 넣어주고 가라고 하고, 문 앞에까지만 배송하는 게 책임이라고 대답하면 화를 내거나 본사로 컴플레인을 하겠다고 협박까지... 그로인한 스트레스가 더 큰 고통이다. 그래서 몸이 힘든 게 낫지 하는 맘으로 묵묵히 참고 원하는대로 다 해주고자 하지만 정말 오후나 늦은 시간에는 채력이 못따라 몸이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마저 적지 않다고 하소연들 한다.

택배 기사들이 두려워 한다는 가을. 소비자들이 조금만 밝은 미소로 맞이해 준다면 그들에겐 더욱 힘이 나고 즐거운 가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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