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만 체감연비가 공인연비보다 높다.
[컨슈머와이드-백영철 기자] 자동차 연비의 정확성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핵심은 자동차 제작사가 의도적으로 연비를 과장하지 않았는가로 옮겨가는 중이다.
이에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는 14차 자동차기획조사(2014년 7월 조사)에서 지난 3년간 새 차를 산 소비자(2만2815명)에게 자기 차의 공인 복합연비가 몇 km/ℓ인지(인지 복합연비), 평소 느끼는 도심 연비(도심 체감연비)는 얼마인지, 평소 느끼는 고속도로에서의 연비(고속도로 체감연비)는 얼마인지를 묻고 이를 토대로 연비의 체감 비율을 구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신이 느끼는 체감연비와 공인 복합연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국산차 소비자가 더 큰 차이를 느끼고 있었으며, 연비에 대한 불만도 컸다.
공인 복합연비와 체감 주행거리를 비교한 결과 전체 브랜드 중 ‘정직연비’ 1위는 Volkswagen이었으며, 유일하게 체감연비가 공인연비 보다 높았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한국지엠이 상대적으로 공인연비에 근접했다.
체감 주행거리를 근거로 ‘정직연비’를 선정했다. 전체 브랜드 중 1위는 체감 주행거리 10.3km/ℓ인 Volkswagen이었다. Volkswagen은 체감 주행거리가 10.0km/ℓ를 넘는 유일한 브랜드였다. 연비 만족도 1위였던 Peugeot는 9.8km/ℓ로 ‘정직연비’ 2위에 올랐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한국지엠이 1위(9.2km/ℓ)였으며, 그 다음은 기아(9.0km/ℓ)였다. 한국지엠과 기아가 국산 브랜드 중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이들의 판매 중 경,소형차가 많고, 제작사들의 연비과장은 경,소형차에서는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델 별로 보면 국산 휘발유차 중에서는 한국지엠의 Trax(9.9km/ℓ)와 르노삼성의 QM5(9.3 km/ℓ)가 정직연비 우수 모델로 선정되었고, 수입 휘발유차 중에서는 Ford의 Taurus와 Explorer가 9.7km/ℓ로 공동 1위를 차지 했다. Taurus와 Explorer의 연비가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차체 크기와 엔진 배기량 등을 감안한 소비자의 평가가 공인연비에 근접했기 때문에 정직연비 모델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경유차 중에서는 Volkswagen의 Passat(10.7km/ℓ)과 Tiguan(10.5km/ℓ)이 정직연비 모델로 선정되었다. 각 연료별 우수 모델 중에서도 체감 주행거리 10km/ℓ를 넘는 모델은 경유차에만 있어, 수입 경유차의 연비 경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국산 경유차 중에서는 현대 Maxcruz(9.6km/ℓ)와 르노삼성 QM5(9.5km/ℓ)가 정직연비로 인정됐다.
국산 하이브리드는 현대 5G Grandeur(9.6km/ℓ)와 기아 K5(9.2km/ℓ)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수입에서는 Lexus ES(9.8km/ℓ)가 높았다.
연비에 대한 만족도는 모든 만족도 중 가장 낮으며, 국산은 더더욱 그렇다. 그 이유는 제작사가 제시해 온 공인연비는 단순한 측정 방법 상의 차이, 계산착오나 실수가 아니라 소비자를 속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공인연비 보다 크게 낮다는 것에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속여 왔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