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런던베이글뮤지엄 20대 직원 과로사...노동부, 철저한 조사로 진실 밝혀야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최근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주 80시간에 가까운 격무 끝에 숨졌다는 의혹으로 세간이 시끄럽다. 의혹을 두고 유족과 업체 간의 진실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운영사인 주식회사 엘비엠(LBM)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들어간다. 철저한 조사로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누구의 책임이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만약 업체측 잘못이라면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가치소비자들도 이번 사건을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것이 가치소비인지 따져봐야 한다.
지난 7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일하던 26세 노동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고인이 주당 58시간에서 80시간을 일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과로사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망 전날에도 15시간가량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근무했다고 유족은 주장하고 있다.
여론이 악화양상을 보이자 브랜드 운영사 엘비엠은 지난 28일 유족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엘비엠은 “고인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4.1시간으로 당사 전체 직원의 평균 근로시간(주 43.5시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해당 기간에 매장오픈을 앞두고 바쁜 상황에서 본사가 파악하고 있지 못한 연장근로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 80시간까지 연장근무가 이루어졌다는 유족분들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주 80시간' 근무했다라는 유족측의 주장은 조사한 결과와 명백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엘비엠가 유족에게 근로 기록을 은폐하거나 제공을 거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유족 측의 산재신청을 위한 자료요구에 고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서, 근무 스케줄표, 그리고 급여명세서(연장근로수당 포함) 등 당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전달했다”면서 “ 유족들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를 최선을 다해 제공하는 등 어떠한 은폐도 없었고, 산업재해 신청 및 관련 조사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는 노동부의 근로감독에 따라 밝혀질 것이다. 노동부는 29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운영사인 주식회사 엘비엠(LBM)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노동부의 이번 근로감독이 중요한 이유는 근로자의 과로사 증가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사망 승인은 총 1천59건이었다.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중 산재 사망 승인 시 과로사가 원인인 경우가 다수를 차지한다. 장시간 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강도 높은 업무 등으로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막혀 사망하는 경우다.
더 이상 과로사로 아까운 목숨을 잃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노동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20대 청년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 이에 따른 강력한 처벌도 내려야 한다.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LBM의 강관구 대표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은 업무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근무 시간 외에도 늘 회사와 동료를 위해 고민하고 헌신하던 분이다. 그러한 성실함과 책임감 덕분에 신규 지점 개점에 참여하게 됐고, 맡은 역할 이상 최선을 다해줬다”면서 “고인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이었다. 사고 직전 일주일 근로 시간 평소 대비 높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께서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대표의 사과는 이번 사건의 책임에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먹거리에 가치를 두고 있는 소비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노동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어떤 것이 가치소비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소비자의 힘은 가치소비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