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KT, 타사 2030 자급제폰 가입자 겨냥 에어 출시...합리적 통신 가치소비 글쎄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SK텔레콤(SKT)이 2030 세대를 위한 새로운 요금제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런데 기존 SKT 가입 고객은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심지어 해킹으로 제공되는 보상도 포기해야 한다. 결합상품에 따른 할인, 한도 없는 멤버십 혜택, 25% 선택약정할인 등도 마찬가지다. 통신 요금만 놓고 봐도 지금 알뜰폰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SKT는 타사 2030세대 자급제폰을 사용 중인 통신 소비자가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KT, LG유플러스 등 자급제폰을 사용 중인 2030 세대의 선택을 받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합리적 통신 가치소비가 가능할지 선택은 가치소비자 몫이다.
1일 SKT는 오전 10시 T팩토리 성수에서 진행된 에어 통신서비스 론칭 미디어 행사에서 이윤행 SKT air기획팀장은 “에어 서비스는 다소 복잡했던 통신을 조금 더 쉽게,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통신을 더 가볍게, 통신사 앱에 가끔 잠깐 방문했던 거를 좀 더 즐겁게 어떻게 하면 고객들과 자주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시작됐다”면서 “에어 서비스는 통신 미니멀리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2030 세대 자급제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잘 듣고, 통신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철학으로 모든 서비스 곳곳에 녹아 있다”고 에어 서비스를 소개했다.
에어서비스를 구체적으로 보면, SKT는 자급제 단말을 사용 중인 2030 고객들의 니즈를 면밀히 분석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핵심 서비스와 혜택만 담아 복잡함은 없애 가벼운 통신 생활이 가능하도록 단순함과 실용적 혜택에 중점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에어 서비스의 핵심은 데이터 중심의 합리적 요금제다. 7GB에 2만 9천 원 요금제를 시작으로 15GB 3만 8천 원, 30GB 4만 4천 원, 71GB(테더링 50GB) 4만 5천 원, 100GB(테더링 50GB) 4만 7천 원, 무제한(테더링 50GB) 5만 8천 원이다. 30GB까지는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 모두를 테더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무기는 포인트 적립과 활용이다. 에어 전용 앱에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미션들이 제공된다. 대표적인 미션이 만보기다. 하루에 1만 걸음을 걸으면 100원을 적립해 준다. 추가 포인트도 제공되는데 30원 정도다. 밸런스 게임 등을 통해서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지인 추천을 해 지인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적립한 포인트는 통신요금으로 사용(5천 포인트까지만)할 수 있고, 포인트샵에서 네이버페이포인트, 편의점∙백화점∙올리브영 상품권 등 1천여 종의 인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자급제폰을 사용 중인 2030세대의 통신 생활을 반영해 회원가입부터, 개통, 해지, 고객상담, 부가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를 앱을 통해 셀프 처리할 수 있다.
이윤행 팀장은 “개통 프로세스를 미니멀리즘 해서 간편화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100% 셀프로 한다. 셀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에 고객이 입력하는 값들도 최대한 줄이고 체감 시간을 줄여보도록 많이 고민했다”면서 “요금제 브라우징부터 현재 개통 준비 완료 단계까지 1분 30초 정도 걸린다. 주말, 밤 등 즉시 개통이 불가능한 시간대에는 예약 가입 기능을 통해 예약하면 개통 가능한 날 오전 9시에 자동 개통된다”고 설명했다.
에어 서비스 가입 고객은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를 통해 에어 서비스 전문 상담원을 통해 실시간 1:1 채팅 상담을 이용할 수 있다. SKT는 향후 AI기반 챗봇 상담을 도입할 계획이다. 부가서비스는 ▲컬러링, 콜키퍼와 같은 통화 편의 ▲문자스팸 필터링, 유심보호서비스와 같은 보안상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실용적인 상품으로 구성됐다. 부가서비스 가입,해지도 고객이 셀프로 한다.
특히 에어 서비스는 사에서 SKT로 번호이동을 하려는 2030 자급제폰 이용 통신 소비자를 겨냥한 통신 서비스 상품이다. SKT 기존 고객이 에어 서비스를 선택할 시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우선 이번 해킹 사태에 따른 보상 전체를 포기해야 한다. 또한 자급제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통신비 절감 즉 선택 약정 할인 선택인데,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 에어 서비스 가입하면 선택약정할인도 이용할 수 없다. 가족 결합, 유무선 결합에 따른 할인 헤택도 포기해야 한다. T멤버십 혜택도 사라진다. 장기 고객 혜택도 마찬가지다. 자급제폰을 사용하는 2030 SKT 기존 가입자가 에어 서비스로 넘어갈 일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타사 2030 자급제폰 통신 소비자가 에어 서비스를 선택할지도 의문이다. 번호이동을 한다는 것은 스마트폰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용하던 인터넷, IPTV 등도 함께 이동한다. 그런데 에어 서비스는 결합상품 할인 혜택이 없다. 각각의 약정 할인 위약금을 내고 에어 서비스를 선택할 만큼 매력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멤버십 혜택도 마찬가지다. KT의 경우 최근 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에 누리던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에어 서비스를 선택할 것인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1인 가구 중 자급제폰을 이용하고 집에서 인터넷, IPTV를 따로 가입하지 않은 2030 세대 통신 소비자라면 에어 서비스가 새로운 통신 가치소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만약 인터넷과 IPTV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에어 서비스가 결합 할인 혜택이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만 번호이동하고, 기존 유선 상품은 그대로 기존 통신사를 유지한다면 오히려 합리적 통신 가치소비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에어 서비스가 타사의 2030 세대의 합리적 통신 가치소비를 이끌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