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산차 AS 만족도 1위는 옛말...이러다 수입차에 소비자 다 뺏길수도

2025-09-17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한 때 국산차의 장점 중 하나가 수입차보다 저렴한 가격도 있지만 AS였다. 예전 수입차들의 AS센터가 거의 없고, 서비스 품질도 낮다보니 비싼 가격에 수입차를 사는 것 보다 국산차를 더 선호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의 경우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일반 서비스센터(블루핸즈 등)에서도 서비스를 받으려면 수일을 대기해야 한다. 국산차의 이점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다. 그러니 AS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현대차, 기아는 12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판매하면 그만이라는, 어차피 국산차를 살 것이라는 이상한 경영 전략을 이젠 탈피해야 한다. 그것이 현대차, 기아 등 토종 국산차가 살아남는 방법이다.

기자는 최근 차량 이상으로 현대차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예약을 하기 위해서였다. 직영 AS센터는 고사하고 블루핸즈를 통해 차량 점검을 받는데 만 20여 일이 걸렸다. 점화플러그 4개 중 한 개에 이상이 생겼는데, 점화플러그 4개 전부와 전선까지 모두 교체해야만 했다. 예전에는 블루엔젤은 예약 없이 차량 정비를 받을 수 있었다. 점화플러그도 고장난 것만 교체할 수 있었다. 엔진오일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싸지고 있다. 기자의 차량은 쏘나타다. 엔진오일을 교체하는데 10만 원 정도 든다. 다른 차들은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러니 토종 국산차에 대한 AS 만족도가 바닥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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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5년도 자동차 브랜드별 AS 만족도(CSI)에서 현대차, 기아는 12위 순위 안에 들지 못했다. 1위는 렉서스가 1천 점 만점 중 855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렉서스는 지난해 AS에서 부진해 3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1위는 2023년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지난해 1위였던 볼보는 853점으로 토요타와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일본차 브랜드인 혼다는 827점으로 4, 벤츠는 813점으로 6, BMW810점으로 8, 지프와 랜드로버는 810점으로 공동 9, 링컨은 809점으로 11, 미니는 808점으로 12위였다. 무늬만 국산차(해외 브랜드이지만 국내 제조로 국산차 취급)인 르노코리아는 814점으로 5, 한국지엠은 812점으로 7위였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토종 국산자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특히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KG모빌리티는 산업 평균에 못 미쳤다. 산업 평균은 807점이다. 또한 기아는 3년 연속 국산차 최하위에 머물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수입 평균 만족도가 813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국산 평균 805점을 3년 연속 앞섰다며 지난 20238년 만에 국산을 역전한 데 이어 올해는 6점에서 8점으로 그 차이를 더 벌렸다. 특히, 직영센터 만족도(793)가 지정·협력 센터(803)보다 여전히 낮아 국산차 AS의 고질적 약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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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국산차들은 AS에는 뒷전이지만 판매 서비스는 신경을 쓰는 모양새를 보였다. 판매 서비스 만족도에서 현대차는 784점으로 9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786점으로 8위였다. 무늬만 국산차인 르노코리아는 793점으로 5, 한국지엠은 792점으로 6위였다. AS 만족도 최하위였던 기야는 이번에도 산업 평균인 872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토요타는 843점으로 1, 렉서스는 831점으로 2, 볼보는 806점으로 3, 벤츠는 793점으로 4, 포르쉐는 789점으로 7위를 차지하는 등 국산차보다 우위를 지쳤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 만족은 고객 접점에서의 기대와 체험의 결과라면서 소비자가 부담한 시간과 비용, 자동차 회사의 서비스 시스템과 직원의 응대 수준에 대한 구체적 측정치가 있다면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차들의 국내 소비자 홀대가 지속되면 될수록 소비자들의 이탈은 더 커질 것이다. 언제까지 국산차이니깐 선택해야 하는 애국소비도 점점 사라지는 모양새다. 점점 국산차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입차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수입차와 국산차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애국 소비보다는 합리적 가치소비를 중시여긴다. 다시말해 비슷한 가격대 차라면 품질도 중요하지만 AS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 차를 더 선호한다는 소리다. 지금이라도 국산차들은 AS에 신경써야 한다. 적어도 수입차 수준까지는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국산차가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