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일페 가보니...기자 시선 사로잡은 작품들은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전시회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서일페는 1천여 개 부스로 한국을 포함 19개국의 작가·기업이 참여했다. 아티스트들은 드로잉, 그래픽, 스토리, 모션, 메타버스 등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바이어와 일반 관람객과 현장 소통을 통해 창작 가치를 전달했다. 지난 25일 서일페 전시장에는 드로잉 등 작가들의 작품에 가치를 두고 있는 가치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천여 개의 부스를 다 소개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기자는 이번 서일페에서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부스 위주로 현장을 소개한다. 전시장은 가치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가치소비자들이 드로잉, 그래픽, 스토리 등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놀랄 정도였다.
기자가 부스를 돌아다니는 중 시선을 사로잡은 부스는 일상과 감정을 따뜻한 색으로 그리는 일러스트 작가 이노리가 운영하는 부스였다. 이노리는 작가명이다. ‘선생님과 언니가 알려주는 진짜 초등 1학년’ 책에 이노리 작가의 그림과 만화가 삽입됐다. 건국대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이노리 작가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있고 이번 서일페에 그녀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진짜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하다. 특히 롯데리아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작품은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1천여 개 부스의 작가 작품 중에 독보적이다.
이노리 작가의 작품은 현장에서 인기가 많았다. 많은 관람객들이 이노리 작가의 작품에 발길을 멈췄다.
이노리 작가는 “내 안에 동심이 있었나 보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그림을 그리게 됐다”면서 “작품을 통해 그러한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기자의 발길을 잡은 부스는 서훈주 작가의 강생구 부스다. 갱생구는 서훈주 작가가 세상에 내놓은 캐릭터다. 강생구는 댄서 겸 모델로 SNS에서 활약 중이다. 강생구는 최근 유행하는 릴스 음악과 아이돌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그림 속 캐릭터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스토리를 가진 가상 강아지 캐릭터다. 강생구의 춤추는 모습이 수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훈주 작가는 “요즘에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무섭다고 한다. 저는 귀엽게 푸는 것이 목표다”면서 “강생구가 그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은 밥을 소재로한 캐릭터 작품이다. 밥그릇에 조금만 담겨 있는 밥, 한그릇 밥, 고봉밥, 찬밥, 냉동밥 등 다양한 밥 캐릭터가 관람객들의 지갑을 열었다.
이번 서일페에서는 현장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부스가 많았다. 작가마다 개성있게 초상화를 그려줬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초상화를 그려주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인기를 끈 부스는 작가가 직접 그려주는 초상화였다.
네 번째 부스는 이랑고랑 부스다. 70세가 넘은 할머니들이 직접 그리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부스에서는 김제 용평마을과 전주 흑석골 할머니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할머니 작가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할머니 작가들이 만든 작품도 판매했다. 적잖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구매했다.
기업이 운영하는 부스들은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뚜기는 오뚜기와 함께한 순간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오뚜기 스위트 홈’ 부스와 전시를 관람하며 콘크림스프팝콘과 스위트콘 나쵸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 테마의 ‘오뚜기 해피냠냠 팝콘가게’ 부스를 운영했다. 특히 오뚜기 스위트 홈 부스에는 오뚜기 스프 출시 55주년을 맞아 개최된 제3회 오뚜기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OIF) 수상작 중 일부가 전시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오뚜기 현장 관계자는 “오전부터 정말 셀 수 없는 관람객들이 부스를 방문했다”면서 “관람객들이 사진도 찍고, 굿즈도 구매하는 등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이번 전시회에 빙그레 비밀학기' 시즌2를 운영했다. 부스는 빙그레 왕국 안에 열린 비밀학기라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대부분 관람객은 바나나맛 우유 굿즈 등을 구경하고 구매했다.
빙그레 현장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굿즈 구매에 관심이 많다”면서 “특히 바나나맛우유 굿즈를 좋아한다. 정말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 부스에는 관람객들이 가득했다. 사람반 공기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특히 관람객들은 키링 스티커, 엽서 등 굿즈 구매에 열중했다. 워낙 관람객이 많다보니 부스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를 증명하듯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9일 이번 서일페에 약 1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1천800명 관람객이 굿즈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키링, 스티커, 엽서 등 하루 최대 23종의 굿즈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서일페는 매년 약 1천 개의 부스와 8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전시회다. 아쉬운 것은 전시장이 약 1천 개의 부스와 8만 명의 관람객을 소화하기 비좁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부스외에 일반 작가들의 부스는 1~2평 남짓 밖에 되지 않다 보니 작품을 감상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관람객들이 관람 후 쉴 휴식 공간도 부족해 보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전시회라면 이젠 전시장 규모도 더 키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