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가치소비① 로코노미로 상생 가치소비...식품편

2025-07-21     강진일 기자

편집자 주-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소비한다. 시간을 소비하고, 에너지를 소비한다. 해서 사람을 소비의 동물이라고도 말한다. 예전 소비는 말그래도 소비였다. 소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취향, 좋아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을 취미 등으로 불렀다. 그런데 최근 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소비에도 가치의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대중교통 이용 다른 사람을 위한 기부, 나눔 등에 가치를 둔 소비부터 예전에는 취미, 취향으로 불렸던 것들에 가치를 둔 소비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비교해 가장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합리적 소비 등이 소비자들의 대표적인 가치소비다.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 등 ESG 경영이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실현 및 소비다. 특히 기업의 행위는 즉각적으로 소비자의 가치소비를 동반하기도 한다. 바로 대표적인 예가 로코노미다.

ⓒ어도비 AI 생성 유료 이미지/ 컨슈머와이드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로코노미가 기업과 소비자의 가치소비를 이끌고 있다. 최근 한 시장조사기업이 진행한 조사에서 소비자 대부분이 로코노미 식품을 가치소비의 관점에서 높게 평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이 발표한 '2025 로코노미 활용 식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4%가 로코노미 식품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10명 중 8명이 로코노미 식품을 통한 가치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로코노미 식품을 건강한 먹거리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50.8%, 3058.0%, 4060.4%, 5071.6% 순이었다. 또한 로코노미 식품의 구매 의향도 83.5%로 높게 나타났다. 대체로 특정 기간 또는 지역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로코노미 식품에 대한 선호도(75.0%, 동의율)가 높은 편이었다. 로코노미 식품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응답자 중 59.2%가 로코노미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57.6%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봤고, 79.3%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코노미 식품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로코노미란 무엇인가. 로코노미(Loconomy)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기반 경제 활동을 뜻하는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가는 방식과 소비 문화 전방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가치 소비와 공동체 중심, 지속가능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소비문화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들이 지역 농가나 소상공인과 협업해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상생형 소비 모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맥도날드의 한국의 맛프로젝트다.

ⓒ컨슈머와이드 DB

한국맥도날드는 로컬 소싱 프로젝트 한국의 맛프로젝트를 통해 고품질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를 출시하며 고객에게는 맛있는 메뉴를 제공하고 지역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한국의 맛프로젝트를 통해 출시한 메뉴들의 누적 판매량은 2400만 개를 넘어섰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약 800톤이 넘는 국내산 식재료를 수급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2021년 창녈 갈릭버건는 첫 출시 당시 한달 만에 조기 품절을 기록했다. 이 버거는 3년 동안 연속 판매를 했는데 약 130t에 이르는 창녕 마늘을 수매했다. 2022년에는 보성녹돈 버거를 출시했다. 이 버거를 위해 한국맥도날드는 약 154t의 녹돈을 수매했다. 또한 전국 차 재배면적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보성은 프로젝트 협업을 계기로 지역 인지도가 재상승했다. 2023년에는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선보였다. 2023년 첫 출시 당시 일주일 만에 50만 개, 한달 만에 15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2년 연속 판매를 통해 2년간 약 150t의 진도 대파 누적 수매량 달성했다. 20244번째 한국의맛 진주 고추 크림치즈버거는 출시 2주 만에 버거&머핀 2종 메뉴 약 100만 개 판매됐다. 10t의 진주 고추를 수매했다. 올해 5번째 한국의 맛 프로젝트로 나온 버거가 바로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치즈버거다. 익산의 고구마를 활용한 이 버거는 출시 9일만 에 누적 판매 100만 개를 돌파했다. 맥도날드는 전북 익산 고구마 약 200t을 수매했다. 이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 사상 최대 수매량이다. 지역 상생과 먹거리에 가치를 두고 있는 소비자들이 매번 한국의 맛 버거가 나올때마다 적극적으로 가치소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

이처럼 맥도날드의 성공사례는 기업들을 자극했다. 우선 식품업체 중에는 오뚜기가 지역 농가 상생에 기여하기 위해 재래식 전통 된장인 죽장연 빠개장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죽장연은 포항시 죽장면 마을 주민이 직접 재배한 지역 원료를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빠개장이다. 이는 오뚜기가 선보인 로코노미 대표 식품이다. 앞으로도 오뚜기는 로코노미 가치소비 트랜드를 고려해 다양한 정통방식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풀무원은 자회사가 운영하는 안산복합휴게소를 통해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출시하는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산의 전통장류 제조업체 '상록수된장마을'과 협업하여 지역 특산품 대부도 포도 고추장을 활용한 메뉴 4종을 개발해 출시했다. 대부도 포도 고추장은 상록수된장마을에서 안산시 지역 특산품 '대부도 포도'로 만든 고추장으로, 지난 2012년 특허를 받았다.

ⓒ스타벅스

스타벅스도 지역 특산물을 주재료로 한 음료와 간식 등 로노미 식품으로 가치소비를 이끌고 있다. 우선 스타벅스는 수년 전부터 소상공인과의 상생뿐만이 아니라 우리 농산물을 제조하는 우리 농가들과의 상생의 목적을 담은 음료를 지속해서 개발, 동네 카페 100여 곳을 선정해 자사가 개발한 음료의 레시피와 원부 재료를 제공하는 '상생 음료'를 매년 내놓고 있다. 주재료는 공주 밤이나 옥천 단호박, 제주 한라봉 같은 지역 특산물이다. 특히 고창 고구마로 만든 힌 입에 쏙 고구마와 고흥 유자를 활용한 유자 민트 티가 대표적이다. 고장 고구마로 만든 한 입에 쏙 고구마는 지난 2015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37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또한 고흥 유자를 활용한 유자 민트 티2년 연속 연중 가장 많이 판매된 음료 순위 TOP10에 오르는 등 스타벅스의 대표 티 음료로 자리매김했다.

다음편에서는 유통업계의 로코노미 가치소비를 다룰 예정이다. 식품업계가 지역 농가의 식품 재료를 활용해 만든 식품으로 지역 상생 가치소비를 주도했다면 유통업계는 지역에서 팔리지 않는 농수산물을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치소비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