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문가에게 듣다①...자율주행 가치소비 시대 위한 현황 및 발전 방향

2025-07-12     전휴성 기자

편집자 주-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소비한다. 시간을 소비하고, 에너지를 소비한다. 해서 사람을 소비의 동물이라고도 말한다. 예전 소비는 말그래도 소비였다. 소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취향, 좋아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을 취미 등으로 불렀다. 그런데 최근 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소비에도 가치의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대중교통 이용 다른 사람을 위한 기부, 나눔 등에 가치를 둔 소비부터 예전에는 취미, 취향으로 불렸던 것들에 가치를 둔 소비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비교해 가장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합리적 소비 등이 소비자들의 대표적인 가치소비다.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 등 ESG 경영이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실현 및 소비다. 이에 각계의 전문가를 통해 최근 급부상 중인 새로운 가치소비 대상에 대한 현황 및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어도비 스톡 유료 이미지/ 컨슈머와이드

그 첫 번째로 자율주행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각종 백과사전에서 정의하는 자율주행이란 사람의 조작 없이 교통수단 또는 로봇 등이 스스로 운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자율주행 방식은 사람이 직접 주행 규칙을 설계하는 Rule-Based 방식과 AI가 주행 데이터를 학습 후 판단하는 End-to-end 방식이 있다. Rule-Based 방식은 특정한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고 법적 규제 준수 및 안전성 확보가 쉽지만, 결정 방식이 사전에 정해진 논리가 적용되고, 환경 변화에 적응이 어렵고, 복잡한 환경에서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단점 등이 있어 최근에는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접 판단하고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적용하며 복잡한 환경에서 학습을 통해 안정성을 갖는 End-to-end 방식이 급부상 중이다. End-to-end 방식은 카메라와 선서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직접 판단한다. 또한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자체적으로 학습하고 최적화한다. 하지만 End-to-end도 단점은 있다. AI가 왜 특정 결정을 내렸는지 해석하기 어렵고, 예기치 못한 오작동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들어 AI 기술이 진화하면서 End-to-end 방식이 대세로 급부상 중이다. 현재 자율주행은 데모를 거쳐 인더스트리 비즈니스 진입 단계에 있다.

사진 왼쪽부터 오토노머스A2Z 한지형 대표,  카카오모빌리티 장성욱 부사장, 마스오토 노제경 부대표,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민경원 단장, 한양대 조기춘 교수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여러 국가가 사활을 걸고 자율주행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자율주행 산업을 우리나라 기술, 우리나라 제품, 우리나라 플레이어들이 최대한 많이 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자율주행 산업계에서의 화두는 데이터 보호 및 기술 관리 및 제도 개선이다. 지난 9~10일 서울 코엑스 C관에서 진행된 2025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5) 자율주행 산업 콘퍼런스에 전문가들이 모였다.

정부 주도  데이터 보호 정책 수립 필요

오토노머스A2Z 한지형 대표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오토노머스A2Z 한지형 대표는 우리나라 자율주행 시장을 지켜내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자본 및 데이터 센터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오토노머스A2Z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해 운전대가 없는 완전 무인 차량 플랫폼 차량까지 만들고 있는 완전 자율 주행 전문 기업이다.

한지형 대표는우리나라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해 나가면서 느끼는 가장 큰 위협 중에 하나가 실제 생각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발전 속도가 좀 느리다는 의견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굉장히 빠르게 치고 달리고 있다는 의견이다. 저도 100% 공감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굉장히 앞서 있는 건 사실이지만 생각을 해 보면 교통 환경이 우리나라랑 굉장히 다르다. 미국과 중국이 지금은 미국 교통 환경에서 잘하고 중국 교통 환경에서 잘한다. 그런데 과연 그 회사 차를 들고 와서 한국에 딱 갖다 놓으면 바로 그 정도 할 수 있을까. 저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AI는 기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이 된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은 자기 나라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서 그 환경에서 잘 되지만 우리나라의 교통 환경과 우리 시스템이 다르다. 우리나라 데이터는 아직 확보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업들은 우리나라 교통 환경에 맞춰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쌓고 있다. 또한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자본력이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할 정도의 충분한 여건이 안 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조금 늦기는 했지만 충분히 우리가 외국에서 들어올 때 타임라인을 벌면서 우리나라 시장을 좀 지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한 정부가 데이터 보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해외 사업자들이 결국 한국에 진출할 것이다. 한국에 들어오는 회사는 한국에서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아마도 이들은 한국에 데이터 센터 있겠다. 한국에서 처리하겠다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 센터에 데이터가 쌓인다고 다가 아니다. 수많은 엔지니어가 이 데이터를 가공하고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하는 엔지니어들은 미국에 있다. 결국 한국에 맞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미국 엔지니어가 한국에 들어와서 그 데이터를 가지고 가공해서 개발하든지 아니면 그 데이터를 가지고 나가서 개발을 해서 다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정부 주도로 지금 쌓고 있는 데이터 센터의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정부가 데이터 보호 관점에서 정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그 정책으로 외국 기업이 들어오면 개방한다든지, 협업한다든지 해야한다. 무조건 해외 기업을 배치할 게 아니라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율주행에 있어 데이터 소버린 중요

카카오모빌리티 장성욱 부사장ⓒ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장성욱 부사장도 오토노머스A2Z 한지형 대표의 의견과 궤를 같이했다. 자율주행에 있어 데이터 소버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성욱 부사장은 앞으로 자율주행에 있어 데이터를 관리하고 운영하고 관제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수집하고 가공하고 학습하기 위한 인프라를 우리가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가 굉장히 또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 데이터 소버린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떻게 우리가 주체적으로 데이터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동시에 어떻게 보면 해외 업체들과 협업을 한다고 했을 때는 어떻게 우리들이 기술적인 부분이라든지 경험적인 노하우들을 빠르게 흡수를 해서 우리 자국의 산업들을 육성하고 강건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지금은 법제적으로 이러한 부분들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결국에는 국내든 해외 사업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할 데이터들을 어떻게 취급하고 가공하고 관리하고 학습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 우리나라 산업 그리고 데이터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을 좀 더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마스오토 노제경 부대표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마스오토의 노제경 부대표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과 경쟁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스오토는 대형 트럭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물류 시장을 자동화하려는 회사다. 한국에서는 누적 자율주행 거리 한 150만 킬로미터 정도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텍사스주로 진출해서 플로리다를 왕복하는 노선을 매일 달리고 있다.

노 부대표는 대형 트럭 자율주행으로 유상 운송을 하는 나라가 5개국 밖에 없다.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독일 그리고 스웨덴 이렇게 5개의 국가이다. 사실 자동차 산업이 있는 국가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유의미한 실증이 이뤄지는 국가들은 미국, 중국, 한국, 일본 정도다. 특히 미국은 유인 자율주행 같은 경우 자율주행에 대한 규제를 완전히 풀었다. 한국도 규제 혹은 제도 측면에서 굉장히 앞서 나가는 나라이지만 미국의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 플로리다주와 비교했을 때 유인 자율주행으로 화물 운송하는 데 있어서 사업자로서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고 느껴진다. 아쉬운 부분이면서 여러 가지로 이제 또 긍정적인 방향으로 국내에서도 검토하고 있다. 그거에 힘입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진 기술 벤치마킹...국내 연구개발 동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민경원 단장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민경원 단장은 의미 없는 데이터를 모을 것이 아니라 유용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해외 선진 기술의 벤치마킹을 통해 국내 산업의 저력들을 좀 다져나갈 수 있는 연구 개발들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 단장은 자율주행 자동차는 머니 게임의 영역으로 들어가 있다. 우리가 얼마만큼의 투자를 빨리해 낼 수 있고 그거에 맞는 인력들을 투입할 수 있느냐가 얼마만큼의 혁신과 사업화를 빨리 도출할 수 있는 첩경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혁신은 변두리에서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라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을 리딩하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앞서가고 있는 국가들의 기술들과 상황을 잘 벤치마킹 함으로써 그들을 다른 형태로 역전할 수 있는 어떤 기술의 기반들을 우리가 좀 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을 풀어놓은 상태에서 국가 주도의 데이터들을 그냥 모으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자율주행 차를 가지고 아침·저녁으로 고속도로 한 군데를 뺑글뺑글 돌아서 수백만 km 데이터를 모으라는 것으로 모아봤자 별 의미가 없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좀 많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이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부분들은 최근에 이제 AI 기술들의 발전과 더불어서 기존처럼 단순하게 가상의 데이터를 그대로 이제 학습에 사용하는 것들이 아니고 증강형 AI라든지 이런 종류의 기술들을 이용해서 데이터들을 다양하게 수집할 수 있는 사례들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데이터들을 잘 모아놓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우리끼리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해외 서비스 사업자라든지 이런 부분들의 어떤 기술이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잘 벤치마킹을 하면서 국내 산업의 저력들을 좀 다져나갈 수 있는 연구개발들이 같이 지원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AI  인재 육성

 

한양대 조기춘 교수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한양대 조기춘 교수는 도메인 시스템 엔지니어링이 가능한 AI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학이 지금 그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계에서 AI 데이터 센터 설립이라든지 바우처 사업을 통한 학교 지원을 통해서 이런 인재가 잘 육성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AI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AI 교육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많은 AI 교육이 있기는 한데 또 이게 자동차 산업 아니면 자율주행 쪽 모빌리티에 특수성이 있다. 그래서 AI를 알면서도 자동차의 전반을 어우를 수 있는 인재의 육성, AI와 함께 소프트웨어와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로 자율주행을 할 때 전에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했다면 지금은 데이터, 학습을 하기 위한 컴퓨팅 그리고 좋은 AI 모델이 필요하다. AI 모델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굉장히 똑똑하고 열심히 해서 열심히 이제 많이 다양한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또 국제 학회나 이런 데서 굉장히 좋은 논문들도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이 알고리즘 개발하기 위해서 필요로 한 것이 데이터와 컴퓨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AI센터 건립, 런 바우처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생들의 취업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계속적으로 자율주행 기술로 발전해야 좋은 친구들이 또 좋은 회사에 간다. 국가적으로 자율주행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