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GM, 중장기 로드맵서 대리점 빠져...대리점 토사구팽

2025-06-18     전휴성 기자
지난 17일 평택 KGM 본사에서 진행된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발표에서 박경준 KGM 국내 사업 본부장이 Q&A에서 대리점 수 조정과 관련돼 답변을 하고 있다.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KG모빌리티(이하 KGM)가 지난 17일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리점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즉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대리점은 필요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리점 협의회와 KGM이 임차비 지원, 인센티브 지급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리점 협의회는 KGM이 대리점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참조) 이번 중장기 로드맵을 보니 대리점 협의회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17일 평택 KGM 본사에서 진행된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발표에서 박경준 KGM 국내 사업 본부장이 공개한 향후 세일즈&마케팅 전략은 익스피리언스 센터 확장 구독 서비스 론칭이다.

우선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시승센터와 온라인 판매대리점이 하나로 결합된 형태의 매장이다. 현재 일산점과 서울 강남점 두 곳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자동차 시승 및 온라인 판매 전문기업 라이드가 KGM 매입 판매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운영 중이다. KGM은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통해 시승한 뒤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라이드를 연결시켜 주는 방식이다. 라이드는 시승부터 자동차 전문 상담사와 일대일 온라인 상담 서비스, 온라인 견적 산출,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 같은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KGM의 전략은 올 하반기 부산 대구 광주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전국 10곳 이상에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 대구, 광주 지역 운영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메가 딜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입차 딜러사들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GM이 올 3분기에 첫 번째 구독 서비스 'KGM MOBILING'을 선보인다. ‘KGM MOBILING’은 초기 구입 비용이나 보험·세금·정비에 대한 부담 없이 다양한 차량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차량 교체 시 발생하는 비용 부담없이 다양한 차량으로 언제든지 손쉽게 교체할 수 있으며, 보험, 세금, 정비 등도 비용 부담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 대상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이다. 자유롭게 사용 기간을 정할 수 있고 합리적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KGM은 향후 픽업트럭 및 아웃도어 패키지 등으로 구독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이 2개 전략에는 대리점이 배제돼 있다. 대리점 협의회는 시승센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메가 딜러(매입 딜러)가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KGM은 판매 대리점과 온라인 판매 수수료를 2%로 지난해 말 계약했다. 온라인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원할 경우 해당 지역 대리점으로 판매 건을 연결시켜 주고 구매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KGM이 이 같은 협의 사항을 무시하고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들어오는 구매 건을 라이드라는 매입 딜러에게 넘기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익스피리언스 센터만 있으면 기존 판매 대리점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런 방식이라면 향후 전국 대리점은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 서비스인 KGM MOBILING도 대리점과는 상관이 없다.

지난 17일 평택 KGM 본사에서 진행된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발표에서 박경준 KGM 국내 사업 본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이날 박경준 본부장은 이번 익스피리언스 센터 전국 확장은 KGM 영업 네트워크의 허브 앤 스포크 전략 구현의 핵심이다.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거점으로써 기존 대리점과의 조화로운 상생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많은 고객에게 고품질의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동시에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을 실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나갈 계획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진행된 Q&A에서 KGM이 대리점 수를 줄이고 직접 판매 물량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본부장은 저희는 의도적인 대리점 수를 조정한 적은 없다. 저희가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거나 이런 적은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게 대리점당 판매 대수가 가장 중요한데 지금 사실 저희가 대리점당 판매 대수가 좀 타사 대비 굉장히 많이 떨어지는 건 사실 맞다. 회사가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까 저희가 비용 지원을 많이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예전과 좀 그런 부분은 많이 좀 달라졌다. 그러다 보니 수지타산이 좀 안 맞는 대리점들이 폐쇄를 하는 경우는 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익스피리언스 센터 같은 대형화된 거점이 필요하다면서 고객들의 눈높이가 굉장히 많이 높아졌다. 특히 한국 시장이 수입차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프리미엄 서비스를 기대하는 고객들이 굉장히 많다. 이 부분을 보완해 가면서 저희 네트워크가 진화해 나가야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대형화된 거점을 통해서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운영 역량이 있는 파트너들을 선정해서 판매 대리 계약 형태로 할 것이다. 오히려 지금 저희가 공고를 했는데 대리점들보다 수수료를 더 낮게 운영할 예정이다. 판매 대리 계약 형태로 해서 원래 대리점 계약 형태의 전국 단위 소매 운영은 큰 틀에서 변경은 없다. 그리고 대리점에 대한 수를 조정한다는 이런 부분도 저희가 의도적으로 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리점을 버리고 선택하는 KGM의 중장기 전략이 KGM을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 회사로 우뚝 설 수 있게 할지 주목된다. 과연 상생을 중시하는 가치소비자들이 KGM의 전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