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취재] “편의점 SKT 알뜰폰 유심 교체...예약 안해도 되는데”..합리적 가치소비 방법

2025-04-30     강진일 기자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29일  판매중인 SKT 알뜰폰 유심들 ⓒ컨슈머와이드 강진일 기자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SKT 유심 무료 교체 시행 둘째 날도 유심 대란이었다. 공식 대리점에는 아예 유심이 없다는 공지가 붙었다. 그런데도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긴 줄을 늘어섰다. 대리점에서는 유심 교체 대신 유심 교체 예약을 받았다. 이번 유심 무료 교체 대상에는 알뜰폰 고객들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서두르기만 하면 유심을 바로 교체할 수 있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알뜰폰 유심 재고가 있어 교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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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KT에 따르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 시행 이틀째인 29SKT 111천 명, SKT 알뜰폰 5천 명 등 총 116천 명만 유심 교체를 완료했다. 이는 첫날 유심 교체 자가 23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틀 동안 누적 교체 자는 총 396천 명이다. SKT 가입자 2300만 명과 SKT 알뜰폰 가입자 187만 명 등 교체 대상자가 총 2500만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1.6%에 불과하다. 현재 SKT가 확보하고 있는 유심은 100만 개다. 내달 말까지 500만 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지만 전체 가입자 수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대리점에 가도 유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이에 SKT는 대리점과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유심 교체 예약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하루 동안 교체 예약자 건수가 432만 명으로 집계됐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도 덩달아 늘어 29SKT 960만 명, 알뜰폰 40만 명 등 총 1천만 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예약을 해도 언제 교체를 받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A (50, 사업가, 남성, 서울)온 가족이 SKT를 사용하고 있어서 무료 교체 첫날 대리점에 가서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렸지만 허탕을 치고 결국 온라인으로 예약했다면서 그런데 교체 날짜가 없다. 마냥 기다리라는 소리다. 기약이 없다. 곧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알뜰폰 가입자는 대리점이 아닌 편의점에 가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제보자 B(30, 직장인, 여성, 서울)유심 무료 교체 첫날 대리점에 갔더니 유심이 없다고 하길래 편의점에 가서 유심을 구매했고, 고객센터 상담사와 상담을 통해 유심을 교체했다고 알려왔다.

B 씨의 방법은 이렇다. 편의점에 가서 알뜰폰 유심을 구매한다. 아이폰을 사용 중인 B씨는 NFC 유심을 8800원에 구매했다. 이후 고객센터에 전화해 유심 교체를 신청해 교체한다. B씨가 구매한 유심 비용은 통신비 반영 등을 통해 돌려받는다.

B 씨는 이 방법을 잘 몰라서 아직 편의점에 유심 재고가 있을 것이다. 구매 당시 유심이 많았다면서 알뜰폰 고객이라면 기다리지 않고 유심을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기자가 실제로 편의점 여러 곳을 방문해 확인해 보니 편의점에 알뜰폰 유심 재고가 있었다. 편의점 판매 직원은 알뜰폰 유심 재고가 있는데,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알뜰폰 가입자라면 대리점 대신 편의점으로 가서 유심을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 가치소비다.

한편,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SKT에서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 전화번호와 가입자 식별키(IMSI) 등 모두 25종이다. 이 중 유심 복제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는 가입자 전화번호와 식별키 등 모두 4종이다.나머지 21가지 정보는 USIM 정보 처리 등에 쓰이는 SKT 관리용 정보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의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는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만으로 복제 유심으로 다른 단말기를 사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심 스와핑'은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천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유심 교체가 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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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SKT는 유심 재고 부족, 로밍 이용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내달 중 안으로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방식(가칭 유심포맷’)을 내놓을 계획이다. 유심 포맷은 말그대로 유심은 그대로 놔둔채 기존 소프트웨어를 삭제해 새 유심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USB 메모리 포멧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유심포맷도 매장을 방문해 유심변경과 관련한 시스템 매칭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적용 시점도 내달 중순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