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취재] SKT, 유심 무료 교체 첫날 대란 조짐..“구매 고객만 하루 20개 한정 선착순 교체” 대리점까지 등장

2025-04-28     전휴성 기자
28일 서울 강서구 한 SKT 대리점 앞에서 고객이 안내문을 보고 있다.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28일부터 SK텔레콤(이하 SKT)이 유심 무료 교체에 들어갔지만 일부 대리점들이 자신들의 구매 고객 챙기기에 나서고 있어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서울 도심 지역의 대리점들은 무료 교체를 해주는 모습이지만 동네 대리점 일부는 해당 대리점 구매 여부를 조건부로 걸고 유심을 무료 교체해 주고 있다. 게다가 하루 공급되는 유심 물량도 20개 정도다. 이 정도로는 유심 교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마치 코로나19 초반 마스크 대란을 방불케 하고 있다. 유심 대란 조짐이 보이자 SKT 유영상 대표는 지난 27일 대고객 발표문을 통해 유심보호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겠다며 온라인 예약서비스를 통해 예약을 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하지만 SKT가 철저한 준비 없이 유심 무료 교체에 나섰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명한 통신 가치소비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컨슈머와이드 전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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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A 대리점 앞에는 유심 무료 교체를 받으려먼 SKT 고객들로 긴줄이 늘어섰다. 해당 대리점은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이른 아침부터 SKT 고객들이 몰렸다.

그런데 대리점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신 죄송합니다. 유심칩 오늘 모두 재고가 소진되었습니다. 저희 매장은 매일 오전 11시에 유심칩이 20장씩 입고되어 강서대리점과 저희 매장 구매 고객만 선착순으로 변경해 드리고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오전 10시 매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아직 매장을 오픈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 문도 열지 않았는데 오늘 물량이 전부 소진됐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이곳 저곳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해당 대리점에서 구매하지 않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렸다.

40대 여성 고객(직장인)오늘 SKT가 유심을 무료로 교체해 준다고 해서 매장에 왔더니 이곳에서 구매하지 않은 고객은 유심을 교체할 수 없다고 하는게 말이 되냐라면서 고객을 이렇게 홀대하니 바로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 해야겠다. 다신 SKT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대학생, 남자)해킹은 SKT가 당해 놓고 이렇게 고객을 취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발길을 돌렸다.

C(30, 직장인, 여성)화가 난다. 곧 해외 출장이라 회사서 무조건 교체하라고 하는데 난감하다라면서 다른 대리점도 가 봤는데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해당 대리점의 유심 무료 교체 정책이 SKT의 정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만약 이 정책이 SKT 정책이라면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컨슈머와이드의 취재에서절대 아니다. 현재 도심 대리점에 나와서 체크하고 있는데 기다리는 고객의 유심을 교체해 주고 있다라면서 현재 온라인 유심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심을 교체하기 원하는 고객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유영상 SKT 대표는 대고객 발표문을 통해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28일 오전10시부터 전국 2600여 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무료로 진행한다. 온라인 예약 신청도 접수할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고객분들이 일시에 매장에 몰릴 경우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 고객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해 주십시오. 이 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믿고 가입해 주십시오. 피해가 발생하면 SKT100% 책임지겠다라면서 유심 교체도 철저히 준비할 테니 온라인 예약 신청 후 방문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교체와 동일한 피해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SKT가 안전성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현재까지 총 554만명(2718시 기준)의 고객이 가입했다. 이는 SKT 전체 가입자(2,300만명)의 약 24%에 해당된다. 향후 이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유심 불법 복제 피해 사례가 발생할 시 SKT가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유심교체 서비스도 철저히 준비하겠다. 28일 오전10시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를 통해 희망하는 고객들에게 순차적으로 유심을 무료 교체해 드릴 예정이다. 유심보호서비스와 FDS 시스템으로 유심정보 악용을 차단하고 있으나 유심 교체를 원하시는 고객을 위해 마련한 추가 조치라면서 현재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다. 5월 말까지 약 500만 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이후에도 고객 수요에 따라 계속 유심을 더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 28일부터 현장 교체와 더불어 온라인 예약 신청 시스템을 운영하겠습니다. 매장에 나오시지 않아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은 T월드 매장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없이 해당 시스템을 통해 희망 대리점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추후 해당 매장별로 고객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순서대로 교체해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선 대기하는 기간에는 먼저 유심보호 서비스를 가입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해외로 출국하는 SKT 로밍 이용 고객분들을 위해 주요 공항 로밍센터에서도 유심 교체를 최대한 지원해 드리겠다. 출국자가 제일 많은 인천공항 측과 특별 협의를 거쳐 로밍센터 인력을 50% 더 늘려 서비스를 지원하겠다. 혹시라도 인파가 몰려 유심 교체를 받지 못하고 나가신 고객이 해외에서 유심 불법 복제 피해를 입을 경우, SK텔레콤이 책임지겠다면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고객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SK텔레콤은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이번 사고가 조기에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영상 대표의 호소에도 현장에서는 유심 대란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과연 SKT가 이 사태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