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인터뷰] 심지선 작가 “작품에 선순환 메시지 담아”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한솥이 운영하는 한솥아트스페이스에서 김윤아, 김태연, 김현희, 심지선, 정희기, 조혜진, 죽음의 바느질클럽 등 7팀 작가의 ESG 관련 순수 미술 및 공예, 인스톨레이션 등 60여 점 작품을 전시하는 ‘손의 시간’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기자는 지난 25일 전시장에서 작업의 과정에서 버려지는 원단이나 실 등을 이용하여 새로운 소재를 만들고, 이를 자신이 창조한 새로운 형태들로 변형시켜 부드러운 오브제 및 설치 미술까지 다양한 작업 세계를 펼치고 있는 심지선 작가를 만나 그녀가 작품에 담고자 한 메시지를 들어봤다.
심지선 작가는 처음부터 작가의 길을 가지 않았다. 부산 출신이 심 작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랬던 그가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하얀 실 때문이다. 동대문을 방문했다가 하얀 실을 보게 됐고 그 하얀 실이 운명처럼 삶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 엄마를 도운 경험과 하얀천이 만나면서 작가의 꿈을 꾸게 됐다. 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15년 사업자 등록증을 낸 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심 작가는 “서울로 스카웃 돼서 회사 다니던 중에 동대문을 갔다가 하얀 실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월급을 다 털어서 그걸 샀어요. 처음에는 이 실로 무엇을 하지 고민하다가 간단한 것을 만들어 보자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에 친구들이 결혼도 하고 이럴 때였는데 결혼식에 가면 한복에 루이비통 가방 들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 어울려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식에도 어울리고 캐주얼에도 어울리고 어디에도 어울리는 클러치 가방을 만들어야겠다. 해서 뜨개질로 클러치를 처음 만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심 작가는 두꺼운 캔버스 원단을 이용해 작품을 만든다. 다른 원단도 많은데 캔버스 원단을 선택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심 작가는 “직조 모양이나 실이 너무 좋아해서 선택한 원단이 제일 두꺼운 캔버스 원단이에요. 왜냐하면 이 올이 너무 잘 보이니까, 가공되지 않고 날 것에 있는 그런 것들이 제 눈에는 너무 예뻐 보였거든요. 올을 풀어서 이 원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소개하면 좋겠다 해서 제가 이제 올을 다 풀어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 작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자투리 원단이나 실로 가방 등 오브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심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선순환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캔버스 작업을 하면서 올 가장자리를 풀어서 이게 원래는 원단이지만 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그런 시작의 느낌과 과정을 통해 선순환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라면서 “원단을 쓰지만 기본적으로 이 실로 작업도 하고 실로 만든 원단을 다시 또 만들기도 하고 그래서 계속 실이 원단이 되고 원단이 또 실이 되고 이런 선순환 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있다”라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