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기획] 전기차 캐즘 극복 방안②···국립소방연구원 나용운 박사의 전기차 화재 대응방안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전기차 화재 불안으로 인해 심화되고 있는 전기차 캐즘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 극복 여부 및 속도가 자동차산업의 미래차 전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다. 따라서 이에 자동차 전문가들이 지난달 25일 고양 킨텍스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과 수요 확대 전략 포럼에서 전기차 화재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와 캐즘 극복 전략을 모색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그 두 번째 순서로 국립소방연구원 나용운 박사가 제시하는 전기차 화재 현황 및 대응방안을 들어봤다.
“소방대원들이 전기차 화재 현장에 진입해서 불을 못 끈 적은 없다···지금의 전기차 화재와 관련된 불안감과 캐즘은 사실 잘못된 정보를 너무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립소방연구원 나용운 박사는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대형 화재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화재이며 안전 지출에 인색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나용운 박사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안전에 대해서 중요하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안전에 지출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되게 인색하다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 같다”라면서 “지하 주차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감지기다. 대개 기능이 떨어지는 감지기다. 근데 왜 이 기능이 떨어지는 감지기를 썼냐 하면 소비자들이 너무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설치했는데 오 동작 난다고 계속 불만이 나오니 어쩔 수 없이 가장 둔한 감지기를 설치한 것이다. 기능이 많이 들어갈수록 오 동작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 주차장에 들어 있는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에는 기능들이 많이 들어가 오작동이 많다. 왜냐하면 평상시 배관에 물을 넣어 놓은 상태에서 동작하면 금방 터지겠지만 혹시나 오동작해서 내 차에 물이 떨어지면 입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관리사무소의 소장들은 그냥 물이 떨어졌는데도 보상해달라고 하소연한다. 그러다 보니 그분들은 연동 정지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적으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오히려 기회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지하주차장에서 이런 문제가 조금 종식이 된다면 전기차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박사는 소방대원들이 전기차 화재 현장에 진입해서 불을 못 끈 적은 없다며 청라 화재는 진화를 못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는 크게 이제 저희가 뭐 말씀드린 게 여러 가지 특징이 있지만 지금 사실은 내연기관보다 위험한 건 사실이다. 왜냐하면 전기차 배터리가 터지면 옆으로 화염이 가기 때문에 옆 차에 좀 빨리 붙는다. 갑자기 가스가 나오다가 일시에 터진다. 폭발성 위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기존의 스프링클러가 동작하면 화재를 어느 정도 지연을 시킬 수 있고 소방대원이 간다면 진압을 할 수 있다. 만약에 전기차만 문제고 내연 기관차는 안전했다면 3년 전에 일어났던 충남 천안에서 이동식 세차 차량에서 불이 났는데 소화 설비가 동작하지 않아서 600대, 1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소화 설비가 동작하지 않는다면 전기차나 내연 기관차나 위험한 건 매한가지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불을 끌 때 연소의 3요소(산소, 가연성 가스, 정화원)가 있다. 그런데 전기차 배터리는 연소의 3요소가 다 나오기 때문에 불을 끄기 힘들다. 배터리는 사실 끄기는 어렵다. 그래서 초기 진압과 완전 진압으로 나누고 있는데 초기 진압은 밑에서 물을 뿌려주면 조금 폭발 위험성도 줄어들고 화재도 일부 지연이 된다. 그리고 질식 소화포를 덮어주면 옆 차로 번지진 않는다. 이렇게 골든타임에서 이렇게 활동한다면 특정 배터리가 열폭주가 잠시 멈출 수가 있다. 이걸 저희는 초기 진압이라고 한다. 이때 재빨리 수조나 이동식 수조를 만들어서 거기에다 물을 담그게 되면 배터리는 체중에 방전되면서 무력화 된다. 소방은 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지금까지이 대응 기법을 통해서 진압했을 때 실패하지 않았다. 인천 청라는 못 들어간 것다. 실제로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3대 이상 불이 나면 소방대원들은 목숨 걸고 들어가야 한다. 그것 때문에 못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전기차 화재는 2019년 3건에서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4건, 지난해 10월 기준 6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전기차보다 내연 기관차의 화재 건수가 많다. 지난 2022년 1만대 당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기관차가 1.84, 전기차가 1.12로 내연 기관차가 더 많다. 그런데 연구관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나 박사는 “언론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통계가 내연 기관차보다는 적기 때문에 덜 위험하다 고 얘기를 하는데 이 통계는 그게 큰 의미는 없다”라면서 “왜냐하면 노후화된 전기차가 많이 빠져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이 통계는 비슷해질 것이다. 통계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교통사고 제외 전기차 화재 통계를 보니 21건이 발생했다. 대부분 전기차 충전 중 화재였다. 이어 충전 완료 후 휴지 중 화재, 충전 완료 후 근거리 이동 중 화재였다. 전기차 화재 발생 초기에는 특정 모델에 집중되어 화재가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노후화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라가 탑재된 제품의 공통적인 특성이다.
나 박사는 “전기차 화재는 증가를 하고 있지만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충전 중에 불이 났던 화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노 페인 노 게인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왜냐하면 지금 어떤 제조사들은 전기차 이런 화재 문제를 내가 완벽하게 해결하고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제조사들한테는 생각대로 안 될 거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얻었던 이 화재에 대한 케이스 쌓인다면 우리나라 전기차 제조사가 선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는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1만대 당 화재 건수 기준 대구가 3.3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기도가 0.85건, 제주도가 0.42건, 서울은 0.00건이다. 전기차는 여름철마다 화재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나 박사는 “전기차 화재는 여름에 집중이 되고 있다. 3년 치를 보면 대구에 좀 집중이 됐다. 초창기 때 2019년 21년도에 온도가 뜨거워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을 했는데 사실은 하나의 질문에 바로 깨진다. 발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배터리의 환경의 온도를 넓게 쓰면 배터리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하 10도에서 40도까지 온도 범위가 50도까지 쓸 수 있는 지역이 대구다. 그래서 대구가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제주도는 숫자가 좀 적다. 제주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기차가 가장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적었던 이유는 두 가지다. 온도 범위가 적다. 제주도는 0도에서 30도 정도다. 또 하나는 저한테 전기차를 주고 1년 안에 불을 내보라고 한다면 SOC가 되게 낮은 상태에서 아주 추운 날 풀 악셀을 밟는 것이다. 그럼 배터리 충격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제주도는 풀 악셀을 밟기에는 고속도로가 없다. 그래서 제주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날씨가 뜨거워지는 봄에도 많이 나는 경향도 일부 발견되고 있다. 충전고방전을 반복적으로 하는 상황에서 과방전으로 충격을 받고 이것이 누적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종국에는 터지는 것이다. 이 사이클이 있는데 (폭발)여기까지 가기 전에 사전 인지를 하는 기술이 바로 지금 제조사들이 말하는 BMS의 고도화다. 조만간 이런 기술들이 많이 고도화돼서 사전 인지하는 기술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나용운 박사는 전기차 소방 안전 대책으로 AI기반 CCTV 영상인식, 습식스프링클러 적용, 지하주차장 차간 안전거리 확보, BMS 성능 고도화를 꼽았다.
나 박사는 “화재 진압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기존의 이런 고전적인 감지 방법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지하주차장에는 항상 CCTV가 다 있다. 지금의 영상 인식 기술은 되게 높이 올라가 있다. 제도로 도입하냐, 도입하지 않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지하 주차장 CCTV 영상 인식을 통해서 화재를 빠르게 감지하는 것도 사회적인 합의가 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는 말 그대로 배관에 공기가 차 있다가 화재를 감지하고 펌프가 기동이 되고 벨브가 열려서 그 물이 올라오는 상태에서 헤드가 터지면서 물이 내려오는 구조다. 이 중 하나만 오동작하면 동작하지 않는다. 반면 습식 스프링클러는 배관에 항상 물이 들어 있다. 습식 스프링클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도입이 안 되는 이유는 사용자의 불편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영하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이 배관이 얼 수가 있다. 그래서 이 배관을 얼지 않기 위해서 보조제를 첨가하거나 열선을 설치하는 방식을 쓴다. 그런데 이게 아직은 완벽하지 않아서 좀 현장에 문제가 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보다는 인천 청라 화재를 비추어볼 때 사회적 비용은 엄청난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그런 불편함을 이겨내야 한다. 습식성 스프링클러가 도입되면 화재 진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BMS는 실시간 데이터를 가지고 전압 온도만 보고 상태 진단만 하는 모니터링 수준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현대·기아차를 포함해서 많은 기업이 실시간이 아니라 누적 데이터를 가지고 배터리 셀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진단 기술을 상당 부분 투자가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온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된다면 지금처럼 화재가 발생되기 이전에 많은 부분이 예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