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기획] 유통가, 자체 캐릭터 사업 영토 확장 경쟁..팬덤 등 신 가치소비 리딩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유통업계가 캐릭터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확대 차원에서 만든 캐릭터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팬덤을 중심으로 한 경제 활동 '팬덤 이코노미'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는 브랜드 철학과 가치 전달을 넘어 게임, 협업 상품 등으로 캐릭터 활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캐릭터 등을 수집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소비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백화점, 자체 캐릭터 흰디 vs 푸빌라
현대백화점의 캐릭터는 고객들과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흰색 강아지 흰디다. 그동안 현대홈쇼핑은 굿즈와 다양한 온‧오프라인 테마 행사에 흰디를 활용해 왔다.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주요 점포에 높이 15m 초대형 흰디를 설치해 이색 포토존을 마련하는가 하면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행복을 주제로 흰디 세계관을 소개하는 일러스트를 전시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고객과의 소통 확대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더현대 프레젠트에서는 흰디 디자인을 적용한 인형, 키링, 텀블러, 티셔츠 등 굿즈도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캐릭터를 활용한 자체 IP 사업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첫 행보는 타 유통업체와의 협업이다. BGF리테일과 손잡고 자체 캐릭터인 흰디로 디자인된 젤리를 출시했다. 향후에는 흰디 IP 기반의 2차 저작물을 더욱 다채롭게 선보일 수 있도록 관련 기관 및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통해 사업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캐릭터는 지난 2017년 네덜란드 작가 리케 반데어 포어스트와 신세계가 협업해 만든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인 '푸빌라’다. 신세계백화점도 자체 캐릭터 활용을 넘어 키엘, 이로, 로저 비비에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협업, 굿즈 판매 등으로 캐릭터 사업 영역를 확장 중이다. 특히 '푸빌라'는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프로 야구단 SSG랜더스의 굿즈에 활용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향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굿즈, 디지털 콘텐츠 및 상품 출시, 캐릭터에 대한 팬덤 확대 등 IP를 활용한 사업 매출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홈쇼핑, 자체 캐릭터 벨리곰 vs 눈곰이
유통업계에서 캐릭터 붐을 일으킨 곳은 롯데홈쇼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홈쇼핑의 캐릭터 벨리곰은 1780만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유튜브 활동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2022년 초대형 공공전시를 시작으로 브랜드 협업, 굿즈 판매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유통사 최초로 캐릭터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롯데홈쇼핑이 캐릭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부가 수익 때문이다. 벨라곰 굿즈 판매, 브랜드 협업으로 발생한 누적 매출액은 2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2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이어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벨리곰 체험형 복합 매장을 연내 오픈하는 등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 IP인 벨리곰을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현대홈쇼핑의 캐릭터는 눈곰이다. 친환경 캐릭터다. 현대홈쇼핑은 친환경 캠페인에 눈곰이를 할용 중이다. 최근 진행한 캠페인은 집합건물 내 설치된 중·소형가전 수거함에 모아진 폐전자제품을 무상으로 회수해 철·구리·알루미늄 등 새로운 전자제품의 소재로 재생산하는 전자폐기물 캠페인으로 업계 최초다. 현재는 친환경 캠페인에 활용하고 있지만 눈곰이의 활용 콘텐츠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유통시장에서 캐릭터 사업은 밝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면 콘텐츠 소비를 통한 수익뿐 아니라 관련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수입원이 생긴다. 따라서 캐릭터 시장을 두고 유통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