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소비-기획 ㉚] 장애인의 날①, 장애인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기업 가치소비

2024-04-19     강진일 기자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장애인 차별없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섰다. ⓒ 컨슈머와이드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은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장애인의 자립 지원, 다양한 나눔 활동 등에 나섰다. 장애인은 수혜의 대상이 아니다. 함께 살아갈 가족이자, 친구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장애인과 함께 사는 세상,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다. 이는 기업의 가치소비다.

장애인날 맞아 다양한 나눔·행사..기업의 가치소비

지난 2022년부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피앤지는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2100만 원 상당의 자사 생활용품과 제품의 식별을 돕는 점자 태그 3천 개를 기부했다. 기부품은 전국 각지의 시각장애인연합회 지부와 시각장애인 복지시설로 전달됐다. 점자 태그는 제품에 걸어서 사용하는 고리 형태로 샴푸, 린스, 섬유유연제 등 제품의 종류가 점자로 새겨져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제품 구별을 도와 오사용을 방지한다.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져 욕실과 같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모양 변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제작 단계에서 실제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높은 가독성을 자랑한다. 이번 기부까지 한국피앤지가 기부한 생활용품은 누적 9천만 원 상당에 달한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을 후원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대한장애인탁구협회 후원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장애인 체육 활성화와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지원을 지속하고 있는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을 위한 물품 등 다양한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지엠한마음재단코리아(이하, 한마음재단)GM 한국사업장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애 체험 행사를 열고 장애인식개선의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16GM 한국사업장 부평 본사에서 GM 임직원들은 시각장애인 안마 체험 시각장애인 타로리스트 심리 분석 이벤트 눈을 가린채 흰지팡이로 보행하기 손으로만 물건 구분해 보기 점자 명함 만들기 시각장애인 한궁 체험하기 등 다양한 장애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속에서 겪고 있는 장애인의 어려운 상황을 직접 체험했다. 이번 장애 체험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역사회 지원 사업을 위해 마련됐다. 이와 함께 한마음재단은 이날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신체를 단련하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인천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및 인천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에 시각장애인 전용 러닝머신 2대를 기증했다. GM 내 최초로 장애인이 함께 운영하는 베이커리인 노틀담 베이커리의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포용성의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업계 최초로 맥주 캠 음용구에 점자 표기를 적용한 하이트진로는 2018년부터 7년째 장애인 대상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서울, 광주, 대구 등 전국 11개 지역 16개 시각장애인복지관을 통해 시각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실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후원금은 2천만 원이다. 시각장애인 보행 시 보조 기구인 '안테나식 7단 흰지팡이'도 지원한다.

LIG는 대한장애인축구협회에 '장애인축구 발전기금' 15천만 원을 전달했다. LIG는 지난 2007년부터 LIG넥스원, LIG시스템, 휴세코, 이노와이어리스 등 주요 계열사들과 함께 대한장애인축구협회를 후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 기금 조성에 동참하고 있는 KB손해보험은 작년에 이어 올해 2천만 원을 전달했다.

롯데월드는 임직원 봉사단과 함께 장애인 복지 환경 증진을 위한 나눔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16일 중증 장애 아동들이 생활하는 장애인 거주 시설인 대한사회복지회 암사재활원’(서울시 강동구)에 방문해 치료실 청소와 공간 정리 등 시설 내 생활 환경을 쾌적하게 정비하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또한 롯데월드 캐릭터가 그려진 특별 선물을 전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롯데월드는 지난 2019년부터 재활원 거주인들을 아쿠아리움, 서울스카이, 민속박물관 등에 초청해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장애인의 건강한 성장과 자립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장애인 자립 위한 일자리 제공 앞장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써 일자리를 통한 자립이 쉽지 않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2년 기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 고용률(15세 이상)40%에도 못 미치는 36.4%로 전체인구 고용률 63.0%와 비교하면 아직 절반 수준이다. 장애인 고용 비용보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 내는 벌금이 더 낮다 보니 기업 10곳 중 7곳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다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고용을 통해 장애인의 자립에 앞장서 온 기업들도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학력과 나이, 성별, 장애 등으로 차별받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시행 중이다. 올해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약 18천 명이 근무 중인 가운데 장애인 크루(직원)200여 명이다. 장애인 고용률은 민간기업 법정 의무 고용률 3.1%을 상회하는 3.69%(2022년 말 기준)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중증 지적 장애인 크루에게 적합한 업무를 배정하기 위해 레스토랑 내부 청결 유지, 시설 관리 등의 직무를 개발했다. 그 결과 22년 넘게 근무하는 장애인 크루가 있을 정도로 장애인 크루들은 안정적인 근속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2023 좋은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서 취약계층일자리창출 부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스타벅스도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온 기업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7년부터 장애인 바리스타를 처음 채용한 이후로 꾸준히 채용 인원을 늘려왔다. 그 결과 20071명이던 장애인 바리스타는 201248명에서 불과 2년이 지난 2014100명을 넘겼다. 2017년에는 224, 2022년엔 460, 지난해에는 511명으로 그 수가 10년 만에 5배로 늘어났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구분을 두지 않는 차별 없는 채용을 해왔다. 그 결과 511명의 장애인 파트너 중 81명만 경증 장애인이다. 나머지 430명은 중증 장애인이다. 스타벅스는 승진 기회도 장애 정도와 구분 없이 동등하게 기회를 제공해 왔다. 511명 중 49명이 점장과 부점장으로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입사한 지 10년이 넘은 장기 근속 장애인 파트너도 36명에 달한다. 이는 단순히 고용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들이 회사 구성원으로서 제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내부 목소리에 귀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스타벅스 측은 설명했다. 이같은 행보로 스타벅스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3년마다 선정하는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에 2015, 2018, 20213회 연속으로 선정됐다.

쿠팡은 스마트오피스 관리원 등 15개 직무에 장애인 454명을 고용했고, 우리금융그룹은 그룹 내 우리금융미래재단을 통해 향후 10년간 총 300억 원을 투자해 발달장애인 1500명을 정직원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온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대기업도 있다. KT그룹이 운영하는 희망나눔재단은 지난 27년간 일자리 창출로 발달장애인 자립을 도와 온 소울베이커리를 올해 두번째 희망나눔인상으로 선정했다. 소울베이커리는 1997년 설립된 경기도 고양시 애덕의집 보호작업장으로 발달장애인의 취업을 도울 뿐 아니라 중증 장애인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소울베이커리에는 월평균 40여 명의 발달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6천여 명의 발달장애인 숙련 기능인을 배출했다.

국내 100명 중 5명 등록 장애인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26418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인구의 5% 수준이다. 새롭게 등록된 장애인이 86287, 사망 등으로 등록 장애인에서 제외된 장애인은 92815명이었다.

장애 유형별 비중은 지체 장애가 4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각장애(16.4%), 시각장애(9.4%), 뇌병변장애(9.1%), 지적장애(8.7%) 순이었다. 작년 새로 등록한 장애인 중에서는 청각장애가 31.2%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어 지체(16.7%), 뇌병변(15.3%), 신장(10.7%)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새로 등록한 장애인 중에서는 70(21074·24.4%)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60(18229·21.1%), 80(1623·18.6%) 순이었다. 등록 장애인의 장애 유형을 65세 전후로 비교하면 65세 이상은 지체(46.8%), 청각(24.9%), 뇌병변(9.8%)·시각(9.8%), 신장(3.4%)순인 반면 65세 미만은 지체(40.0%), 발달(21.2%), 시각(9.0%), 뇌병변(8.2%), 정신(6.8%)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등록 장애인 중 심한 장애인은 978634(37.0%),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1663262(63.0%)이다. 등록 장애인을 연령대로 보면 60(627665·23.8%)가 가장 많았다. 이어 70(571828·21.6%), 80(454555·17.2%) 순으로 나타났다. 등록 장애인 중 65세 이상 비율은 201441.4%, 202049.9%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53.9%(1425095)까지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