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0대 이미지 컨설턴트 김예리 씨의 가치소비 '아울렛에서 명품 쇼핑'.. 나눔 · 재능 · 직업의 가치소비 실현
'명품 아울렛 매장에서 쇼핑'... "제일 좋은 것들로 꾸며 주고 싶은 가치소비이자 가치투자, 야금야금 모은 돈으로 가장 멋진 명품 가치소비 실현 중" "화보작업의 대상의 다양화와 서포팅 전문 1인 사회적 기업 만들기, 다양한 문화기획을 통해 재능의 가치소비 영역을 넓히고 싶어"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이미지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김예리 씨 (경기도, 40대)는 나눔 · 재능 · 직업의 가치소비를 실현하며 살고 있다. 이러한 자신의 가치소비 실현을 위해 '명품 아울렛 매장에서 쇼핑'을 한다. 김예리 씨는 자신의 재능을 암 환우들의 화보작업에 사용하고 있는데 이 때 옷이나 메이크업 제품 등 더 좋은 것, 더 예쁜 것,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꾸며 주고 싶기 때문이다. 김예리 씨의 명품구매 가치소비는 이렇게 다른 이들을 위한 가치소비이자, 나아가 더 확장된 가치소비를 위한 가치투자이기도 하다.
'명품 아울렛 매장에서 쇼핑'... "제일 좋은 것들로 꾸며주고 싶은 가치소비이자 가치투자, 야금야금 모은 돈으로 가장 멋진 명품 가치소비 중"
김예리 씨는 암 환우였던 배경을 가진 이미지 컨설턴트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지게 됐다. 항암 치료 중 읽었던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 '사람은 어둡고 괴로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면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자신의 멋진 모습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이미지 컨설팅을 더 깊게 공부하게 됐으며 마침내 암 환우들의 화보작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화보작업을 진행하다보니 김예리 씨의 스타일링을 받고 기뻐하는 암 환우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됐고, 더 좋은 것들로, 최상의 것들로, 최고의 모습으로 꾸며주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 소망에 따라 고퀄리티의 물건들을 갖추려다보니 한정된 예산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명품 아울렛 매장에서 부지런히 발품파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도 김예리 씨는 이러한 과정이 기쁨이고 최고의 가치소비라고 말한다.
김예리씨는 "항암치료 기간 동안 너무나 힘들었다. 이제는 (항암치료가) 끝났지만 그 기간이 어떤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어떤 것으로 도울 수 있을까 궁리하던 차에 항암치료 기간에 읽었던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내용이 생각났다. 저자는 악랄한 유대인 수용소에서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거울을 보며 자신을 인지하는 행위 '라고 썼다. 그 구절을 보며 '거울을 보게 하는 것으로도 자존감,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인지를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 시킬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고 이를 통해 도움줄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직업이자 재능인 이미지 컨설팅에 대해 더 깊게 공부했고 2022년부터 (암환우들의) 화보작업을 봉사로 하게 됐다"면서 "이 봉사는 내게 기쁨을 주었다. 평소에는 화장도 안 하신다는 분들이 모든 스타일링이 끝난 후 거울을 보며 '이게 나예요? 내가 이렇게 이쁘다고요? '라며 어린아이 같은 맑고 투명한 미소를 보여주시는데 그럴때마다 온 세상을 다 가진듯한 따스한 행복을 느꼈다. 그 미소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너머의 무엇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 한 분 한 분 만나 사연과 이야기를 듣고, 비주얼적 로망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고, 최대한 그 모습을 현실화하는 작업이다 보니 옷이나 메이크업 제품 등 더 좋은 것, 더 예쁜 것, 고퀄리티의 무언가를 제공해 드리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겨났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한숨을 내뱉는 아쉬운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그래서 야금야금 돈이 모이는 대로 명품 아울렛에 가서 평소에 입지 못할 화려한 드레스와 고퀄리티 메이크업 제품들을 하나하나씩 구매하기 시작했다. 다음에 만나게 될 누군가의 화보작업에서 제일 좋은 것들로 해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명품 아울렛 매장에 가서 레이저 쏘는 눈빛으로 가격택을 살펴보며 '명품의 가치소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가장 멋진 '가치소비'이자 '가치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자신의 나눔 · 재능 · 직업의 가치소비 계속 할 것..."화보작업의 대상의 다양화와 서포팅 전문 1인 사회적 기업 만들기, 다양한 문화기획을 통해 재능의 가치소비 영역을 넓히고 싶어"
김예리 씨는 앞으로도 화보작업 관련한 가치소비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화보작업의 대상의 다양화와 서포팅 전문 1인 사회적 기업 만들기, 다양한 문화기획을 통해 재능의 가치소비 영역을 넓히려고 한다.
김예리 씨는 "화보작업 봉사의 시작은 암환우 단체의 제안이었지만 앞으로 제 업체인 살롱 드 그레이시의 프로젝트로 꾸준히 화보 작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 암 환우뿐만 아니라, 부모를 일찍 여의신 분들, 난임으로 고생하신 분들, 암 환우의 보호자들 등 다양한 분들에게 화보를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찾아 주고 싶어서다. 인생 가운데 한숨이 머물렀던 곳에 잔잔한 미소를 더해 드리고 싶다. 또한 할 수 있다면 서포팅 전문 1인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이미 이름도 생각해 놨다. 'AND YOU (앤쥬)' 다. 영어 배울 때 'How are you?'하면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답하지 않나. '나는 이제 괜찮아~ 너는 어때?' 라는 의미로, 내가 이겨낸 아픔 그 같은 아픔 속에 아직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괜찮아요~ 지금이 끝이 안 보이지만 조금만 더 힘내면 저처럼 괜찮아질 수 있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싶어서 생각해 낸 이름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문화기획에 도전해 보고 싶다. 아픔을 멋지게 이겨낸 사람들이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격려와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