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수첩] 버거킹, 애벌레 등 위생 문제 보다 더 심각한 기업윤리 의식

2023-09-12     전휴성 기자
버거킹의 위생 문제보다 피해 고객 입막음 시도 등 고객 윤리 의식 개선이 더 시급하다./사진: 컨슈머와이드 DB(해당 사진은 위생 문제 등과 직접적 관계가 없음)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최근 버거킹의 위생 문제로 세간이 시끄럽다. 테이프와 애벌레 등 이물질이 햄버거에서 나왔다. 때문에 각 언론매체들은 이점을 부각해 집중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피해 소비자의 입막음 시도다.

우선 사건을 정리해 보면, 지난달 26일 경기도 김포에 사는 A씨가 구매한 버거킹 햄버거에서 녹은 테이프 이물질이 나왔다. 또한 12일 세간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버거킹 애벌레 이물질은 지난 2019년에 발생한 일이다.

이물질이 나온 것 외에 공통점은 피해고객을 대상으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일명 버거킹 테이프건으로 불리는 사례의 경우 해당 햄버거를 판매한 버거킹 매장이 피해 고객에게 입막음을 목적으로 상품권을 제안했다. 앞서 지난 2019년에 발생한 버거킹 애벌레 사례에서는 버거킹 납품업체인 신세계푸드(양상추)와 버거킹이 피해 소비자에게 흰색 봉투를 건내면서 사례를 받은 조건으로 외부에 사진과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류에 사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사실 여부는 버거킹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버거킹은 “2019년에 발생했던 사례의 경우 돈 봉투나 외부 발설 금지 각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버거킹 관계자는 컨슈머와이드의 취재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신세계푸드가 한 언론사를 통해 밝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뜻이라면서 구체적인 것은 밝힐 수 없다. 이점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봉투를 건넨 것은 맞지만 정신적 위로금 명목이었다면서 다만 소비자가 주장하는 각서는 우리 측 각서가 아닌, 버거킹에서 제시한 브랜드 각서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사실은 피해 고객을 상대로 입막음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두 피해 소비자 모두 입막음용 사례를 받지 않았다. 때문에 현재 다른 소비자들도 이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

버거킹의 사건 대응 방식 즉 기업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실 위생적으로 음식을 조리한다고 해도 이물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나올 때 마다 상품권 등 고객 입막음 시도로 없었던 일로 만들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2019년의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위생 문제에 대처했다면 햄버거 테이프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신세계푸드의 인터뷰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것 역시 기업 윤리 의식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입막음 등 편법으로 숨길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공개해 소비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SG 경영 실천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