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월부터 우유 1L 당 3천원 시대..수입산 멸균우유로 가치소비해야 하나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10월부터 신선 우유 1L 당 3천원 시대에 살게 된다. 따라서 멸균우유가 새로운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산 신선 우유 대비 반값 밖에 하지 않는데다 신선우유보다 영양분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또한 실온에 보관할 수 있고 유통기한도 긴 수입산 멸균우유를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역시 합리적 소비인 가치소비다. 이젠 수입산 멸균우유 선택으로 가치소비를 할 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가 편의점 대표 제품인 ‘서울우유 나100% 우유’ 1L의 가격을 종전 3천50원에서 4.9% 인상한 3천200원에 판매한다, 200mL 제품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1.8L 제품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 올린다, 가공유와 요거트 가격도 인상되는데 초코우유와 같은 가공유 300mL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비요뜨는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각각 인상된다. 다만 서울우유는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에 부응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1L짜리 ‘나100%우유’ 소비자 가격을 2천890원에서 2천980원으로 조정한다. 대형마트의 가격이 3천원을 넘지 않는다고 하지만 3천원에서 20원 빠진다.
서울우유가 10월 가격 조정을 대부분 마무리 지으면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역시 모두 10월 1일부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 폭은 서울우유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신선우유 1L 당 3천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것이다.
성장기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우유 1L 당 3천원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체제인 멸균우유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멸균우유보다 신선우유를 선호해 왔다. 멸균우유는 실온에 보관할 수 있고 유통기한이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신선우유보다 영양분이 떨어질 것이란 오해 때문이다.
최근 신선우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수입산 멸균우유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유통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에 따르면 7월 기준 수입산 멸균우유의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배 가량 늘었다. 내달 신선우유 1L 당 3천원 시대가 열리면 수입산 멸균우유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국내산 멸균우유는 1천780원이지만 수입산 멸균우유가격이 L당 1천400~1천700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수입산 멸균우유로 갈아탈 경우 신선 우유 1L를 구매할 가격으로 수입산 멸균우유 1L 두 개를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수입산 멸균우유로 갈아탈 경우 국내 낙농업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껏 국내 낙농업계는 농가의 생산 비용을 보전해주는 원유가격 연동제 보호막에 생산 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해오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우유가 해외 대비 유독 비싼 이유다. 한마디로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격 문제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해외 멸균우유 등이 대세가 되는 시장이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국내 유업계가 해외 멀균우유 수입업체로 전락하게 될 것으라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제는 생산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 시키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생산 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통해 수입산 멸균 우유와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 이익이 되는 가치소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