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온도 상승 제습기 사야 될까?

- 제습기 사용시 실내 온도 최대 4도 상승

2014-07-07     전휴성 기자
▲ 전문가들은 가정에 에어컨이 있다면 굳이 제습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 촬영: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제습기를 바라보면서 요즘 열 받는 소비자들이 많다. 제습기를 틀면 자체 발열로 실내 온도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이다. 가정에 에어컨이 있다면 굳이 제습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제습기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해 140만대에서 올해 250만대까지 판매량의 수직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 국내 제습기 시장은 1조원 대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대대적인 광고 공세 속에 올해 제습기 판매를 주도하는 신제품은 인버터 제습기. 지난해 소비자 불만요인 1위였던 소음과 실내온도 상승을 줄였다는 것이 업체측 주장이다.

그러나 인버터 제습기마저도 실내온도를 잡는 데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실제로 적게는 1~2도, 심지어 예전 제품만큼 3~4도 이상의 더운 바람이 나오는 제품이 적지않다. 전문가들은 제습기에서 더운 바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일부 업체에서 온도 상승을 잡았다고 광고하는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이 밝힌 제습기의 실내온도 상승 이유는 3가지다. 우선 에어컨은 실외기가 있는 반면 제습기는 없다. 즉 에어컨이 실내와 제습 후 더워진 공기를 실외기를 통해 밖으로 내보내고 실외기에서 냉각된 공기가 그대로 실내로 방출되는 방식이라면 제습기는 냉각된 공기가 응축기를 통과한 후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온도가 상승한 채 그대로 실내로 방출되는 방식이다. 따로 실외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원한 바람은 포기해야 한다.

제습 작동 방식도 온도상승 요인 중 하나다. 에어컨은 사용자가 온도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냉방과 제습을 병행해 작동한다. 습도가 많지 않을 경우 에어컨은 제습을 위해 필요한 양만큼만 작동한다. 그러나 제습기는 습도 량을 맞추는 방식이라서 설정해 놓은 습도보다 실내 습도가 조금이라도 많아질 경우 풀가동하게 되고 계속 데워진 공기를 방출하다 보니 실내가 더워질 수밖에 없다. 빈대를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제습 용량도 온도상승 중 하나다. 시중에 유통 중인 제습기 용량은 업소용을 제외하곤 8~18L 등 소용량이다. 때문에 제습기는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해야 제대로 된 제습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서 제습을 하다보면 데워진 공기가 계속 순환하게 되고 결국 업체들이 주장하는 1도보다 더 올라가게 된다. 현재 업체들은 실제로 제습기를 가동하면 실내 온도보다 약 1도 높은 정도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 하지만 습기가 사라지고 뽀송뽀송해지면 체감온도가 확 떨어지고 이때 선풍기를 틀면 더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제습기는 에어컨을 가지고 있는 가정에서는 딱히 필요 없는 제품”이라며 “최근 5년 안에 생산한 에어컨 대부분(벽걸이형 포함)은 스마트 제습기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며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봐 무서워 제습기를 구매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50만 원대의 고가의 제습기보다는 에어컨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도가 넘어가는 날씨에서 제습기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우리가 부르는 인버터 방식은 기존의 정숙형보다 방출되는 공기가 실내온도보다 1~2도 높지만 가격이 50만 원 대를 형성하고 있어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정숙형은 20만~30만 원대이지만 이미 알려진 것처럼 3~4도의 올라간 공기가 방출돼 실내온도를 높인다. 때문에 이미 실내온도가 30도를 넘는 상황에서 제습기를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에어컨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 하이마트 관계자는 “지금이야 대대적인 광고 홍보로 제습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결국 제습기는 빨래건조기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미 TV홈쇼핑에서도 제습효과를 설명하면서 빨래가 건조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값비싼 빨래 건조기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습기 시장은 1위인 위닉스와 후발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고, 최근 롯데도 자체 생산 제습기를 하이마트라는 유통망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며 제습기 경쟁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