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언론에게 있어 진정한 '갑'은 '광고주'가 아니라 '독자'다

▲ 사진 출처 : boingboing.net/2016/02/16/financial-times-response-to.html

[컨슈머와이드-Patrick Jun]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사실에 입각해 바르고 정확하게 전달하여 그들로 이해와 판단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언론의 의미일 것이나, 요즘 시대에 이같은 목표와 목적을 분명하게 사명으로 감당해 내는 이들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는 것이 현실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처럼 진정한 참 언론의 모델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에, 광고를 무기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막고 조정하려던 광고주에게 기사를 통해 육두문자를 날린 기자와 신문이 있어 화제다.

광고주는 그야말로 언론사에게 있어 그리고 그곳에서 밥을 먹고 사는 언론인들에게까지도 감히 어찌할 수 없는 '광고主' 이시다. 식당들이나 서비스 업체에 있어 손님이 왕인 것처럼 분명 언론에 있어 독자들이 왕이고 주인이어야겠으나 현실은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기사를 누리는 무책임한 독자가 아니라 밥줄을 공급해 주는 광고즈들을 주인으로 알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되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광고주의 유혹과 협박에서 자유로운 언론은 사실 찾기 어려울 젇오의 희귀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언론 권력이라 말은 이제 완전히 엣말이고, 기사의 유통채널을 포털에 빼앗긴 지금은 광고주 눈치보랴 포털의 간섭에 시달리며 자기 목소리를 지키고 유지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시대가 되고 말았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그 하늘 같은 광고주의 요구에 육두문자를 공개적으로 날리면서 광고주가 아니라 독자가 진정한 주인이라고 선언한 영국의 한 신문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국의 조간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즈는 16일자 발행본 1면에 "Actually Go Fuck yourself" 라고 하는 격한 표현과 함께 광고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막고 내용의 수위를 조절하는 등 조정하려 든 HP에 대해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신문이 나가자 마자 전 세계 모든 언론들과 인터넷은 야단법석 난리가 났다.

실제로 이것은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론사의 주님이신 광고주에 대해 이처럼 직격탄을 공개적으로 날린 것은 자칫 언론사의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광고주의 광고를 불모로한 위협과 협박에 정면으로 맞서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자는 "광고주 상관 없이 기사를 쓰는 게 내가 여기서 일하는 이유이며, FT가 내게 월급을 주는 이유" 라고 전하면서 광고주가 아니라 독자들을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표현했다.

이같은 기사 내용에 전 세계 네티즌들은 "이 시대에 찾아 볼 수 없는 진정한 언론이다", "진짜 언론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용기 있고 가치있는 행동이다" 등 용기있는 기자와 파이낸셜타이즈의 선택과 행동에 찬사를 보내는 댓글이 셀 수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격한 반응에 당사잔인 HP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이나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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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소비자 중심의 소비자를 위한 언론을 지향하는 컨슈머와이드의 일원으로서 참으로 부러기도 하고 또 부끄러운 반성을 통한 새로운 다짐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해 본다.

"언론의 밥을 제공해 주는 광고주들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글과 보도에 공감해 주고 그로 인해 조금씩 발전해 가는 우리를 수용하고 기대하는 사회가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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