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야 산다" 병원으로부터 떠나는 발길 이어져

 

[컨슈머와이드-Patrick Jun] 메르스 확산 이후 병원을 떠나는 이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입원 중인 병원이나 환자가 경유한 탓에 병원 폐쇄로 인해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하게 된 환자들 외에, 병원에서 일하던 인력들, 그리고 간병인들이 있다.

최근 병원이라면 아예 근처에도 가기 싫어하는 국민적 반응 덕분에 메르스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병원들 조차도 간병인을 구할 수 없어 곤란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이 적지 않다.

메르스 확산 이후 간병인의 자녀들이 병원의 출입을 반대하거나 본인들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일을 당분간 쉬기로 결정한 때문에 절대적으로 간병인의 수가 부족하고, 활동을 계속하는 간병인들도 호흡기 계통의 환자나 입원실은 아예 지원자가 없고, 정형외과처럼 메르스와 하등 연관이 없는 과들도 기존 일 7만원하던 간병인비를 세배 가까이 주고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는수 없이 환자들의 가족들이 간병을 직접 맡아 하는 수 밖에 없어 자녀가 형제들이 돌아가며 휴가를 내고 간병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도 무척 많다.

이처럼 병원에서 일하던 이들이 병원을 떠나고 있는 경우는 간병인들 뿐만이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대처에서도 관리명단에서 제외되어 물의가 된 바 있는 비정규직 종사자들이 점차 일을 그만두고 떠나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것이 비졍규직 근무자들에게는 정규직에 비교해 너무나 차별된 급여를 지급하고, 대우에서조차 완전히 차이가 나도록 대해 왔으니, 문제가 있는데 굳이 병원에 근무한다고 해서 의료인들의 책임의식을 요구할 수는 없는 문제일테니 말이다.

정부가 지정한 공식 병원들의 음압병상은 이미 만석 상태이고 의료진들의 업무 누적 파로도 역시 최고조에 달해 있는 실정인데, 여기에 비정규직일지라도 의료 관련 종사자들이 병원을 떠나고, 병원을 찾고 도움을 얻던 소비자들이 병원을 떠난다는 사실은 이 사회가 얼마나 신뢰가 무너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력이 부족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간병인들에게 제공하는 보호장치는 마스크와 체온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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