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와 bhc간 기나긴 7년 치킨 전쟁이 끝났다.(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경쟁사이자 앙숙인 BBQbhc간 기나긴 7년 치킨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양사는 지난 18일 입장자료를 통해 각사가 이겼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송은 끝났지만 여론전은 끝나지 않았다. 7년간의 소송으로 남은 것은 상처뿐이다.

bhcBBQ 간 법적 분쟁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BBQ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이 법적 분쟁의 시작이다. 당시 양사는 물류용역계약과 상품공급계약을 맺으면서 경쟁관계인 동시에 협력관계로 시작했다. 하지만 매수자인 미국계 사모펀드 CVCI가맹점 수를 부풀려 회사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팔았다고 주장하며 BBQ를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소하면서 협력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2017ICCBBQ98억원을 배상하라고 중재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일단락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법정 분쟁 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BBQ가 자사 출신 bhc 임직원들이 BBQ 전산망을 해킹해 경영기밀을 빼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이유로 bhc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 bhc는 일방적인 해지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bhc2017년 물류용역계약, 2018년 상품공급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배상 청구액은 물류용역계약 2400억원, 상품공급계약 540억원이었다. BBQ도 지난 201811월 불법 접속을 통해 마케팅 디자인 시안, 레시피에 대한 정보는 물론 국내외 사업 수행을 위한 장단기 사업전략과 구체적인 사업관련 계약체결 내용, 그리고 매출원가 등 영업비밀을 취득하여 무단으로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 받았다며 BHC사와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bhc가 제기한 1심 재판부는 bhc 손을 들어줬다. BBQbhc에게 상품공급계약 관련 290억원, 물류공급계약 관련 133억원을 배상하라 판결했다. 그러나 2심에서 뒤집어졌다. 2심 재판부는 BBQbhc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고 BBQ의 손배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당시 2심은 BBQb hc에게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약 120억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해 약 85억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13일 드디어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bhcBBQ를 상대로 낸 상품대금·물류용역대금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반면 BBQbhc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손해배상청구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어찌됐던 7년간의 기나긴 법정 다툼이 끝났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이후 양사는 입장자료를 내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면 날을 세우고 있다.

bhc“BBQ가 상품공급계약과 물류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부당파기해 BBQ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것과 BBQ가 주장하는 영업비밀 침해 관련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사실관계가 인정되지 않음을 명확하게 한 이번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이날 판결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BBQ 측이 수년간 경쟁사를 죽이기 위해 무리하게 주장해 오던 각종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로 이와 관련해 더 이상의 논란과 분쟁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BBQ지난 7년에 걸친 시간 동안 수차례의 법적 공방을 통해 bhc가 주장했던 내용들이 사실은 실질적 피해구제가 아닌 경쟁사 죽이기라는 악의적 목적을 가지고 손해배상청구를 한 소송이었다는 점이 밝혀졌다“bhc의 계약의무 미이행 및 배신적 행위들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책임기간을 15년에서 10년으로 감축한 점 등을 보면, bhc의 손해주장이 과장되었음을 재판부에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억울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여론몰이도 그만해야 한다. 7년간의 법정다툼으로 사실상 양사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양사는 그동안 준법경영, 투명경영, 상생경영, 나눔경영 등을 실천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매번 소송 관련 보도로 이미지는 더 황폐해졌다. 7년 동안 제살 깍아 먹기를 했으면 이젠 진정한 ESG 실천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누가 이겼다, 누가 졌다는 소비자들에게 별 관심사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법적 다툼 자체를 좋게 보지 않는다. 현재 양측 사이에는 2019BBQbhc 매각 당시 BBQ 글로벌대표를 맡았던 박현종 bhc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7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등이 남아 있다. 이 소송 역시 조용히 마무리되길 바란다. 앞으로는 BBQbhc하면 법적다툼, 소송이 아닌 ESG 경영, 가치소비가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