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김민정

[칼럼니스트_김민정] 우리가 회사생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벌기 위해서”라는 짧지만 강력한 이유를 대곤 하지만 그 내면에 다른 이유도 분명히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항상 느끼는 바가 있다면 사람들은 회사생활과 직업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 ‘직장 생활’이야말로 아주 복합적인 욕구충족의 수단인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서 가장 기본적인 1단계 욕구는 '생리적인 욕구'다. 말 그대로 배가 고플 때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용변을 보는 등의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단계이다. 1단계가 충족되면 2단계는 '안전에 대한 욕구'로 넘어간다. 신체적, 감정적, 경제적인 위험으로부터 내가 존재하는 현실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3단계는 '소속과 애정의 욕구'이다. 어딘가에 내가 소속되고 관계를 맺어가길 희망하는 것이다. 필자는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3단계까지는 충족이 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바로 4단계부터 발생을 한다.

4단계는 '인정과 존중의 욕구'다. 많은 직장인들, 특히 요즘의 MZ세대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이 ‘인정’에 대한 욕구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를 원한다. 본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적절한 보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큰 동기부여를 심어주게 된다. 

보상이 꼭 금전적인 보상일 필요는 없다. 상급자와 동료들의 “수고했어.”, “정말 잘했다.”, “고생했네.”와 같은 한 마디로도 효과를 낼 수 있다. 또는 내가 소속되어있는 곳으로부터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고 있다.’라는 무언의 심리적 유대감 같은 것들 또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수행한 일이 성공적으로 달성되었을 때의 성취감이 가장 크겠지만 어떻게 세상만사가 내가 원하는 대로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지 않고, 때로는 좌절되고 어려움을 겪을지 언정 누군가는 나의 노력을 지켜봐주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원동력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다. 모든 단계들이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지만 이루어질 수 있는 마지막 단계로, 자기 발전을 이루고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극대화할 수 있는 단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에 입사하는 이유와 퇴사하는 이유가 동일하다는 것을 아는가? 바로 이 자아실현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입사할 때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서요.”로 들어왔다가 퇴사할 때는 “해보니 저랑 안맞는 일이라 다른 직무 찾아보려고요.”라고 말하는 것이 대다수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아무리 대기업이어도,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본인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회사에 입사하기를 원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이유 역시 내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매슬로우 역시 마지막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가장 본질적인 욕구라고 말을 바꾸었다. 이는 우리가 왜 회사를 다니는지,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을 찾고자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 볼 지점이다.

아마 다들 살면서 한 번쯤은 무언가에 몰입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무언의 보상이 없어도 성취감 하나만으로 모든 것들이 보상받는 듯한 경험 말이다. 고생 끝에 가난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처럼 우리 역시 그렇게 하고 싶은 일로 인정을 받으며 자아실현을 하기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의 직장 생활 역시 ‘어느’ 기업에 입사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에 더 가치를 두고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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